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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Jun 16. 2022

올리브, 05- 알러브 유 올리브 유

올리브 오일에 대한 궁금증 정리

좋은 올리브 오일과 올리브유 활용법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을 정리해 봅니다.


궁금증 1. 버진(Virgin)과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올리브 오일의 차이는 뭘까?

궁금증 2. 올리브 오일에 목이 따끔거리는 매운맛이 나요. 정상일까?

궁금증 3. 올리브 오일을 먹으면 몸에 좋을까?

궁금증 4. 올리브 오일로 튀김 요리를 해도 안전할까?

궁금증 5. 근거 없지만 근거 있는 올리브 오일 이야기




궁금증 1. 버진과 엑스트라 버진의 차이는 뭘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매하여 가정에서 사용하는 올리브유는 대체로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버진(Virgin) 일 것입니다. 그 외에 정제 올리브유나 혼합 올리브유 등이 있으나, 더 알고 싶은 분은 아래 글에서 확인해 주세요.

https://brunch.co.kr/@algarve/59


버진(virgin)의 뜻


위 글에서, 올리브유에 적힌 '버진(virgin)'을 보고, '지중해 지역의 아리따운 '처녀'가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서 딴 올리브로 만든 기름이 아닐까?'라는 지나친 상상과는 달리, 버진은 '[올리브기름 등이] 최초의 압착으로 얻어진'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올리브 열매를 처음 짜내서 만든 기름에 붙이는 타이틀입니다. 특히, 기름을 짤 때 화학적인 공정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압착하여 짜낸 것이고, 다른 기름과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원액이라는 뜻입니다.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은 또 뭐니?


'순수한' 원액이라는 뜻의 버진(Virgin)이면 되지 뭐 '특별히 더 순수하다며'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을 붙여서 요란을 떨 필요가 있나 싶을 것입니다. 서양 문화가 어떤 것에나 협회나 단체를 만들고 기준을 정하고 분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상품에 Special(특별)하다고 이름을 붙였다가, 아 이 것은 Very Special(매우 특별)하다고 따로 이름을 붙이고, 와 이 것은 진짜 Extra Special(더 특별)하다고 명명하여 세계 시장에 상품화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참기름도 올리브기름처럼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한국 참기름의 풍미에 대해서 놀라는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참기름과 들기름은 맛과 향에서 독특한 영역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품질면에서도 올리브 오일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고 세계 시장에 충분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드 아틀라스(WorldAtlas)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세계 9위의 참기름 생산국가입니다. 올리브 오일을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에서 한국 참기름의 식품규격기준도 정하고, 기준에 따른 품질관리와 상품화가 이루어진다면, '한국 참기름'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 세계 슈퍼마켓에서 팔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버진'과 '엑스트라 버진'의 차이는


버진 올리브 오일(Virgin Olive Oil)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Extra Virgin Olive Oil)은 산도(정식 명칭은 FFA(Free Fatty Acidity 유리 지방산)이지만 일반적으로 Acidity(산도)라고 표시)를 기준으로 나눕니다. 국제 올리브 오일 협회에서 정한 공식 기준으로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은 산도 0.8% 미만, 산도가 0.8-2.0% 수준이면 버진(Virgin)급으로 분류합니다. 최고 품질의 EVOO을 생산한다는 장인 정신을 가진 생산자들이 정한 비공식적인 최고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의 산도 기준은 0.2% 미만입니다.


대부분의 올리브 오일 제품은 성분에 산도(Acidity)가 표시되어 있다.


산도가 높으면, 발연점(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낮아지고, 보존기간이 줄며, 풍미가 좋지 않습니다. 수확 시점과 추출 시점이 지연되었거나, 병충해나 손상된 열매로 추출하였을 때, 오일이 고온 또는 열악한 저장 조건에 노출되었을 때 오일의 산도가 높아집니다. 간단히 말해서, 신선하고 좋은 올리브 열매를 수확하고, 신선도가 유지된 빠른 시간 안에 추출하면 산도가 낮은 좋은 올리브유를 추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산도가 낮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은 최고 품질의 올리브 오일이며, 올리브 오일 중에서 건강상의 이점이 가장 많고, 풍미도 제일 좋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올리브유를 구입할 때, 진열대에 빼곡히 진열된 올리브유 상품들을 일일이 돌려가며 뒷면에 있는 깨알 같은 성분 표시를 확인합니다. 가격대를 비교하고, 산도가 낮은 것을 찾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아직까지 올리브 오일을 고르지 못했느냐?"는 아내의 핀잔을 듣습니다. EVOO를 구매할 때 산도 0.2% 미만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산도 0.8% 미만이면 모두 좋은 EVOO라고 생각하시면 마음 편하게 다양한 올리브 오일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포르투갈 동네 슈퍼에 있는 올리브 오일 판매대



궁금증 2. 올리브 오일에 목이 따끔거리는 매운맛이 나요. 정상인가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은 산도와 같은 화학적인 수치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향과 맛에 대한 관능 평가도 이루어집니다. EVOO는 주로 과일맛, 쓴맛, 매운맛으로 평가됩니다.  


'과일맛'은 올리브 오일의 향과 맛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보통 맛의 '신선함(fresh)', '상큼함(green)' '성숙도(mature)' '익은 정도(ripe)'등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쓴맛'은 혀에서 감지되는데, 대부분의 음식에서 선호하지 않는 맛입니다. 하지만, 쓴맛이 느껴지는 것은 올리브 오일이 신선한 올리브 열매로 만들어졌고, 폴리페놀이 풍부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커피나 초콜릿에서 느끼는 쓴맛과 비슷하게 쓴맛이 지나간 뒤에 제대로 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매운맛'은 목구멍 뒤쪽에서 느껴지는 따끔거리는 감각인데, 올리브 오일에 폴리페놀과 올레오칸탈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느끼는 맛이라고 합니다. 고추의 매운맛과 같은 감각이며, 몇  맛을 보면 좋아하게 되는 맛이기도 합니다.


신선한 올리브 오일 원액을 삼키면 처음에는 목에서 따끔거리는 매운맛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곧 사라집니다. 하지만,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을 때는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풍미가 균형 잡힌 높은 품질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만들기 위해서 각각의 생산자들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와인의 다양한 맛을 즐기듯이 올리브 오일의 섬세하고 미묘한 맛의 차이를 찾아내는 것도 즐거울 것입니다.




궁금증 3.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먹으면 몸에 좋을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는, 다른 오일에는 없는, 폴리페놀과 비타민 E와 같은 단일 불포화 지방과 생리활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올리브 오일은, 부피 기준으로, 약 73%가 단일 불포화 지방이며, 나머지 25%는 포화 지방(14%)과 고도 불포화 지방(11%)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 타임즈(Oliver Oil Times)에 의하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 단일 불포화 지방은 심장 건강을 촉진한다.

- 폴리페놀은 강력한 황산화제이다. (폴리페놀은 전립선 및 유방암의 위험을 낮추고 치매를 완화)

-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심혈관 질환, 관상동맥 심장 질환, 뇌졸증 및 심부전 위험 감소)

- 혈압을 낮춘다.

-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인다.

-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 위험 감소.

-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유방암, 결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 치매의 위험을 완화한다. 노인의 기억력과 인지 능력 향상.

- 파킨슨병 발병을 지연한다.

-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인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우울증, 심혈관 질환, 당뇨병 및 치매와 관련이 있다.


정리하자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포함된 단일 불포화 지방과 폴리페놀은 수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합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최고의 건강식으로 평가받는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성분입니다. 따라서, EVOO를 하루에 1~4 테이블 스푼(18~70밀리리터) 정도를 섭취하면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 건강과 관련된 자료는 다음을 참고하였습니다. https://www.oliveoiltimes.com/health-news/health-benefits-olive-oil/103696 ]




궁금증 4.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튀김 요리를 해도 안전할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천연과즙이기 때문에 원액으로 샐러드드레싱, 아침 공복 섭취, 과일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올리브유의 발연점이 낮아서 굽거나 튀김 요리에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니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합니다.


우리 제품에는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지 말라?


심지어, 프랑스 조리기구 제조업체, 르 크루제(Le Creuset)가 자사의 프라이팬과 냄비를 올리브 오일로 요리하는 데 사용하면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공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올리브유가 발연점이 낮아 팬에 갈색 막(탄 기름)이 생겨 음식과 팬 사이에 벽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올리브유를 자주 사용하는 유럽 쪽 세프는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서 쉽게 태울 수가 있고, 이럴 때 눌어붙지 않는 팬의 테프론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리브유와 발연점이 관련된 여러 가지 의견들을 종합한 결과로, '올리브유로 조리된 식품의 안전성과 팬의 내구성은 개별 주방용품의 특성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이탈리아 과학잡지에 따르면 테프론 코팅은 260 ºC를 초과할 때 열화학적 분해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350 ºC에서는 테플론은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부산물을 방출하는 강력한 분해를 겪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을 옹호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르 크루제의 붙지 않는 냄비와 팬에 적용된 화학 코팅(일반적으로 테프론)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은 억울하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요리해도 안전합니까?"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우리가 혼란스러운 이유는 올리브유의 발연점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올리브유의 발연점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240 ºC(475 ºF)의 높은 온도까지 가열될 수 있으며, 최대 6시간 동안 180 ºC(355 ºF)의 높은 온도에서도 성질의 변화 없이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위 두 가지 실험 결과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하는 요리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추가적인 연구에 따르면, 폴리페놀과 항산화제를 포함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가진 많은 건강에 좋은 특성들은 가열된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올리브 오일은 탁월하다


볶음, 튀김과 마찬가지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굽기에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EVOO를 사용하면 굽는 음식에 풍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굽는 요리를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암 연구 연구소(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에 따르면 고온에서 굽는 것은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으로 알려진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고기를 담그면 고기와 열 사이에 장벽이 생겨 HCA 형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릴에 넣기 전에 올리브 오일이 고기나 채소를 덮도록 골고루 발라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튀김 요리에 사용해도 아주 안전하며, 오히려 열을 가하더라도 일반적인 튀김 온도 범위 내에서는 일반 식용유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올리브유가 다른 식용유(카놀라유 등) 보다 산화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더 좋은 품질의 튀김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가열 후 산화 안전성은, 올리브 오일(47.65H)이 카놀라유(16.44H), 일반 식용유(평균 15H 내외)에 비해 훨씬 안정성이 높고, 특히, 가열 후 비만의 주원인인 트랜스지방산도 세계 보건기구 권고량(일 2.2g 이하)에 비해 수치로 검출되지 않는 흔적(Trace) 정도 수준이라고 합니다. 


걱정과 의문이 풀렸으니, 이제 주방으로 가서 올리브유로 마음껏 요리하세요.


참고: https://www.oliveoiltimes.com/basics/cooking-with-extra-virgin-olive-oil/84486




궁금증 5. 근거 없지만 근거 있는 올리브 오일 이야기


포르투갈도 세계적인 올리브 생산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집 뒷마당 가운데에 한 그루, 담장 옆에도 한 그루가 있습니다. 혼자 사는 옆집 할머니 댁에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 몇 그루가 담장으로 방치된 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제멋대로 자라고 있습니다. 동네 비탈진 언덕마다 주인이 있나 싶게 듬성듬성 올리브 나무가 서 있습니다. 동네 어귀에는 오렌지와 레몬 나무들과 함께 올리브 나무가 밭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몇 개월 동안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햇살이 쨍쨍한 여름의 건기에, 풀들이 누렇게 말라갈 때도 푸름을 유지하며 포르투갈의 들판과 언덕에 담담히 서 있는 것이 올리브 나무입니다. 올리브 나무가 어느 집의 정원수이고, 어느 도시의 가로수이기도 합니다.


사리나


가을이 되면, 길 건너 사리나 할머니 댁은 올리브 수확으로 분주합니다. 마당에 수확한 올리브를 펼쳐 놓고 기름으로 짤 것들과 소금에 절여 놓을 것들을 분류한다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있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키가 작고 쾌활한 사리나 할머니가 올리브기름 한 병과 절인 올리브 한 병을 들고 우리 집 문을 두드립니다. 대대로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온 사리나 할머니 부부는 지금도 70% 이상을 자급자족하십니다. 슈퍼에서 돈을 주고 식용유를 사지 않고, 수확한 올리브 오일로 일 년 내내 굽고, 볶고, 튀길 것이 분명합니다.


애매한 것은 일단 하지 않는 것이 상책?


우리 집은 올리브 나무를 관상용으로 바라 볼뿐, 올리브 열매를 따서 절이거나 올리브유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게으른 탓도 있고 언제 따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리브유는 슈퍼에서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올리브 오일은 샐러드나 고급진 음식에 사용하고, 튀김 등에는 더 저렴한 해바라기씨 기름이나 다른 식용유를 별도로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올리브유는 튀김에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정보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올리브유를 마시나?


올리브유가 떨어지면 슈퍼에 가서 고르고 골라서 겨우 500-750 ml(미리 리터) 짜리 한 병을 구입합니다. 그런데, 황당한 크기의 대용량 올리브 오일 상품이 포르투갈 슈퍼 어디에나 있습니다. 생수병보다 더 큰 한 병에 5리터 짜리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업소용 대용량 사각 간장통 같은 더 큰 용량도 있습니다. 하여튼, 5리터 가정용 포장으로 포르투갈 사람들이 올리브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충분하게 유추가 가능합니다. 우리 집처럼 샐러드에 살살 뿌려서 먹는 것이 아니라, 지지고 볶고 튀기는 모든 요리에 사용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 병에 5 리터 짜리 올리브 오일


올리브 오일만 먹고살았는데 장수하더라


지금은 빈집으로 남아 있는 길 건너 앞집 할머니는 103세에 돌아가셨습니다. 73세인 사리나 할머니의 어머니는 최근에 93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큰 병치레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언제나처럼 저녁에 침대에서 주무시고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자동차가 없이 평생 산골에서 자급자족하였을 것이니 식용으로 사용한 오일은 대부분 수확한 올리브 오일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철저히 통제된 '올리브유 평생 식용' 실험군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이 장수의 유일한 비밀은 아니고, 장수하게 된 것에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재미없는 이런 농담이 생각납니다. '밥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 밥을 먹은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 뭐, 대충 이런 접근법이 나의 방식이라고 콕 꼬집어 지적하고 싶으실 것입니다.


근거 없지만 믿게 되는 느낌적인 느낌


포르투갈 산골의 동네 어르신들이 장수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과 올리브 오일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할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보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장수하신 우리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올리브 오일만을 유일한 식용유로 먹는 것이 최소한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는 실증적 사례들이라 믿습니다. 


저분들이 올리브 오일만 드시는데 저 정도 건강하고 장수한다면, 식용유를 사용할 때,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올리브 오일을 다양한 방법으로 먹고 사용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조상 때부터 올리브 오일로 지지고 볶고 튀겨 먹어 왔다면, 나도 마음 편하게 지지고 볶고 튀겨 먹기로 했습니다. 400여 년 전에 쓰인 '동의보감에 따르면'이라는 말에 쉽게 수긍하고, '100년 전통의 비법'을 대단하게 여기는 전형적인 한국인으로서. 느낌은 지식보다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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