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마니아] 구름이 우리에게 말을 걸다
· 촬영 장소: 포르투갈 알가브 Portugal Algarve, "벌레 들어온다"는 아내의 구박을 받으며 창문 너머로
· 촬영 일자: 2022년 12월의 어느 날
· 촬영 장비: 아들이 14로 업그레이드하며 보내 준 iPhone 12로
· 구름 영상 제목: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
'The Show Must Go On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퀸(Queen)의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녹음한 곡이라고 한다. 1991년에 발매된 퀸의 마지막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어서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절규가 그가 질러 대는 고음처럼 귀에 맴돈다.
시간은 연속적임에도 불구하고, 또는, 개념적으로 존재하지만 실제로 물리적으로 잡아서 자르거나 적당한 크기로 묶어서 나누기도 불가능함에도, 우리 인간 문명은 경이롭게 시간을 재단하고 구획 지어서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자를 수 없음에도 임의적으로 나눈 한 움큼의 시간들을 달력과 다이어리에 줄을 그어 담아 놓고는 '알차게 사용하도록' 종용하기도 한다.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에 대한 성적표를 받게 되는 때가 12월 말, 지금 이때 즈음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한해살이의 평가가 낙제점을 받는다고 해도 유급이 없다는 것이다. '제대로 못했으니, 나이도 먹지 말고, 인생의 학년을 올라가지도 말고 똑같은 한 해를 한번 더 해라'라고 하지 않는다. 한 번만 더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떼를 써도 무조건 학년을 올려준다. 인생 학교의 교칙은 참 너그럽다.
그래서, 우리 인생살이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어떻게 살아도 유급이 없다. 어떻게 살아도 누구나 다음 해로 진급할 수 있다. 결국에는, 어떤 삶도 유급이 없고, 어떤 삶이라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에이즈로 인해 죽어가던 프레디 머큐리가 이렇게 노래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해
쇼는 계속되어야 해
난 웃으며 맞설 거야
난 절대로 굴복하지 않아
살아있는 우리에게 주어질 한 해도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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