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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Jul 07. 2021

도심속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서울시 ‘유기동물 입양카페’를 처음 시도하다

국가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 본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유기동물’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지라도 사실상 보호소에 가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때론 유기동물을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우리는 선뜻 편견을 갖기도 한다. 이 와중 반가운 소식이 서울시로부터 들려왔다. ‘발라당 입양카페’를 지난 6월 17일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발라당 입양카페는 동대문구에 자리 잡았고 도심 내 유기동물 입양센터로 시범운영 된다. 유기동물 보호소는 시끄럽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사실상 ‘혐오 시설’ 처럼 사회에서 비춰진다. 하지만 적은 수의 동물을 잘 관리한다면, 시끄럽고 냄새나지 않는 시설이 될 수 있다. 도심 내 수 많은 펫샵이 자리 잡았는데, 유기동물보호소가 자리 잡지 못한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기동물은 더 시끄럽고 냄새가 난다는 편견이 있는 것일까?


서울시는 시민과 유기동물 간 접점을 보다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소규모 입양 파티를 개최하고 바자회나 산책 등의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사회에 자리 잡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론 이 센터가 ‘카페’라는 타이틀을 걸었기에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 동물이 피곤하거나 혼자 있고 싶은데도 사람이 계속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동물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나 음료를 동물이 먹고 마시는 사고도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카페’이기 때문에 유기동물과 시민이 만날 기회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사실상 장점도 단점도 있는 ‘도심 속 유기동물 보호소’의 형태가 ‘유기동물 카페’라고 생각한다. 유기동물이 카페의 ‘감정 노동자’가 아니라 ‘돌봄 받고 케어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균형이 잘 맞을 수 있도록 새로 생긴 ‘발라당 입양카페’를 앞으로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유기동물 입양 문화 확산을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사업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었다. 유기동물을 찾아가기 힘든 곳에만 두지 않고 도시로 이들을 데려왔다는 것에 큰 감사를 표한다. 이런 도심 속 유기동물 보호소 이외에도, 서울시는 지난 2019년부터 유기동물 임시 보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258마리의 유기동물을 입양 보내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팅커벨프로젝트, 동물권행동카라, 동물구조119, 동대문구 길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사랑 등 동물보호단체와 민·관 협력으로 실시한다.


유기동물을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세상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여유가 된다면 ‘발라당 입양카페’를 찾아가던가 유기동물을 임시 보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쓴이: 이권우

2012년 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 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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