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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Jun 05. 2022

오늘 물살이가 사라지면 내일 인간이 사라진다

 셰퍼드(Sea Shepherd): 오늘 물살이* 사라지내일 인간이 사라진다.” 환경 보호를 다룬 책에서 발견한 문장이다.  먼바다에 사는 물살이가 나와 이렇게  관련이 있다고? 화들짝 놀라서 책을 찾아보니 바다가 전지구의 생명줄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 해양 환경과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런데 인간이 그를 어떻게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는지 까발린다. 바닷속 해초와 다시마 숲은 지상의  어떤 열대우림보다 20 많은 탄소를 저장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지구상 전체 이산화탄소의 93% 저장하고 있다. 만약 물살이들이 사라지고, 이들이  역할을  하게 된다면 지구에 이산화탄소가 감당할  없을 만큼 터져 나올 것이다. 해조류가 저장하던 이산화탄소의 1% 지상에 올라와도 무려 9700 대의 자동차가 배출가스를 내뿜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이 일으킨 기후 위기는 바닷속 해초와 산호 숲을 말라 죽이고 있다. 또한 참치, 샥스핀은 물론 모든 해양 동물에 대한 인간의 남획도  문제다. 모든 생명체들은 해양 생태계 균형에 필수적이므로, 특정 동물이 하나라도 급감하거나 급증하면 먹이사슬이 붕괴된다.  붕괴는 결국 인간의 멸종이라는 참사 또한 불러일으킬 것이다.


*‘물살이’라는 표현은 ‘물에 사는 생명’을 의미한다. 비건 공동체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로, 해양 동물이 당연히 ‘물고기’ 즉, ‘고기’로 불리는 것에 반대하는 의미 또한 담고 있다.



생명의 보고, 바다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파렴치한 파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바다 지킴이가 있다. 바로 ‘시 셰퍼드(Sea Shepherd)’라는 단체이다. 1977년 시 셰퍼드는 해양 환경보호에 목적을 둔 비영리 기관으로, 오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식지 파괴와 야생동물 남획을 막고 생태계와 종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국제 해양 환경보호 단체이다. 이 단체는 종 차별주의 없이 고래와 돌고래, 상어와 가오리, 물살이와 크릴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양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늘날, 시 셰퍼드는 20여 개 국이 넘는 곳에 독립적인 결합체로 확산되었다. 한국에도 본부가 있으며, 활동가들을 모집하고 캠페인과 활동을 펼쳐나가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시 셰퍼드는 여러 가지 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어 효율적이고 강력한 환경 보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체 법률을 순찰하고 모니터링 및 시행할 수 있는 정부 자체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불법, 보고 및 규제되지 않은(이하 IUU) 어업으로부터 주권 해역을 보호하고 해안 및 섬 정부를 지원 및 봉사하기 위해 해상 자원에서 고유한 자원을 제공한다. 특히 파트너 국가의 당국이 주권 해역에서 어업 및 보전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민간 해양 순찰선(COPV)을 제공한다. 이는 비영리 환경 단체가 정부에게 지원하는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활동이다. 이 활동을 기반으로 시 셰퍼드는 아프리카 연안과 중남미에서도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IUU를 근절하려고 노력한다. 동시에 이들은 멕시코 만 멸종 위기 해양 포유류 바키타(Vaquita) 종과 서식지 보호를 위해 불법 어업을 방해하고 낚시 장비를 제거하고 있다. 수십 척의 불법 선박을 체포하여 성공적으로 기소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시 셰퍼드는 활동가, 시민은 물론 여러 국가 정부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연대하며 바다를 지키고 있다.


‘직접 행동’이라는 가치는 시 셰퍼드가 가진 다른 단체들과의 차별점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환경 단체가 하는 것처럼 거리에서 캠페인, 모금 운동, 후원을 받는 것보다는 현장으로 나가 직접 행동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포경선이나 IUU 어업과 같은 불법적 활동에 대항할 필요가 있을 경우 불법 어선에 침입하는 등 직접적인 개입도 불사한다. 지금 당장 바다에서 불법적으로 남획이 이루어지고,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그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기에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보았을 때는 극단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 셰퍼드는 그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끝에 가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안녕과 평화를 실현시킬 것이라 확고히 믿는다. 이들은 ‘나중에’라는 무책임한 말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내가 아니면, 누가?’라는 질문을 꺼내들며 바다를 해치는 적과 싸우고 있다. 이 덕분에 이 순간에도 오늘 멸종 위기에 처한 무수히 많은 물살이들이 살아남았고, 내일 우리 인간 동물도 살아갈 하루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시 셰퍼드의 설립자 폴 왓슨(Paul Watso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항상 기억하세요. 전사의 본질은 행동하는 것임을. 상대편의 어마어마한 힘에 겁먹지 마세요. 불운과 우울한 예측에 낙담하지 마세요. 진정한 전사는 도전을 환영해야 하며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 힘든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당신의 임무가 인간 동물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만들어진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행동을 미래, 그리고 모든 종의 모든 아이의 모든 아이를 위해 사랑으로 집중하세요.”


왓슨의 말처럼 우리 인간은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우리를 좌절하게 하고,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은 거대하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행동해야 한다. 오늘의 바다와 물살이를 살리는 일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모든 아이의 모든 아이’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 셰퍼드처럼 바다에 직접 나가 불법 어선을 막는 일은 일상과 너무 멀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일상 속 직접 행동을 제안하고 싶다. 그를 위해 아쿠아리움을 불매하고, 해양 동물도 먹지 않는 비건 식단을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 또한 시 셰퍼드가 말하는 직접 행동의 하나일 것이다.


*시 셰퍼드 홈페이지에서 시 셰퍼드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후원과 활동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https://seashepherd.org/ 
* 이 주제에 관해 더 관심 있는 분들께 <씨스파라시>와 시 셰퍼드 설립자의 삶을 다룬 <왓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추천드립니다.

토란

책에 파묻혀 사는 비건 퀴어 에코 페미니스트.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비건맛집을 탐방하고 사람들과 떠드는 것을 사랑합니다. 2년 전 가족이 되어준 뽀리와 동네에 묶여 사는 개 쫄랑이, 똘이와 매일 산책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존재가 있는 그대로 행복하고 존중 받는 지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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