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형성]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한 사람'

성장은 침범하지 않는 관계에서 시작된다

by 파도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은 성숙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성숙이란, 양 극단의 것을 한 마음에 함께 담아낼 수 있는 힘이지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걸 통합이라고 하지요.”


“네. 심리학에서는 한 사람을 볼 때
그 안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함께 있다는 것을 아는 능력을 말해요.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에도
그의 좋은 면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견디며 보는 힘이지요.”


그 말을 하고 난 뒤
그녀는 그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그는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말과 말 사이에
멈춤이 생겨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그들이 만났을 때
그는 세상을 적대적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자신의 선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관계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그 감정은
마음을 넘어
몸까지 건드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


설명하지 않았고,
판단하지도 않았다.


대신
그의 말을 끝까지 들었고,
그 감정이
혼자가 되지 않도록
그 자리에 머물렀다.


그녀는
기꺼이 그의 대상이 되어 주었다.


때로는 응원과 격려로,
때로는 온전히 그의 편이 되어.


어느 날에는
그를 해석해 주는 사람이었고,


어느 날에는
생각이 부딪히는 토론의 자리에
함께 서기도 했다.


그리고 때로는
그의 분노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게 하는
직면의 순간도 감내했다.


그 모든 시간은
그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스스로 자신을 통합해 갈 수 있도록
곁에 머무는 일이었다.



인간의 성장에는
침범하지 않으면서
집중해 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그 한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그는

비로소 자신을 통합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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