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스 Aug 20. 2024

되는대로 면접을 보다 보면 좋은 점

코로나 시대의 구직과 세 번의 이직 (3)

지금도 내가 나를 명확하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는 그 당시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내가 잘 일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의 장점이 무엇이고, 그걸 원하는 회사는 많은지 적은 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므로 나는 나쁘지 않다고 보이는 곳에 이력서를 뿌리다시피 했고, 적지 않은 수의 면접을 보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많은 면접들이 내게 그다음의 면접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좋은 경험을 주었었다. 


또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다 보면, 나만의 기준이라는 게 생기는 거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맞는 회사, 사람들, 또는 요즘의 구직 시장의 트렌드가 대강 눈에 보이기도 한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당시의 나는 내가 지원한 회사가 그렇게 끌리는 곳이 아니어도 일단 나에게 첫 면접 기회를 주면 늘 참여를 했다. 면접에 관한 많은 조언들이 인터넷에 많지만, 나는 늘 이직을 하려고 마음먹고 나서, 몇 번의 면접 보고 나서야, 다시 좀 감이 다시 잡히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연습도 해봤지만, 실전이 주는 긴장감에 비해 못해서, 어떤 회사는 연습하는 김에 보자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봤을 때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주는 면접에 대한 조언은 나와 다른 상황에 있는 타인이 하는 조언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나 스스로가 얼마나 나 자신이 되어 나를 잘 보여주는가, 그리고 얼마나 일을 하고 싶고, 내가 회사랑 맞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간절한 나머지 연극을 해서 회사에 붙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빠른 퇴사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회사마다, 또는 그날 나와 면접을 본 그 회사 사람마다 달라서, 합의 중요함을 느낄 때도 많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아주 체계적인 자기소개를 듣고 싶어 했던 거 같은 분도 있었고, 오히려 면접관이 아주 인간적인 접근을 하셔서, 나도 편하게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다.



한 번은 면접을 보다 보니,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나 자신을 마주 보게 되었다. 그 면접에서 통과를 못했던 건 물론이었지만, 그것보다 그 당시 다녔던 스타드업이 내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주었구나 라는 깨달음이 드는 순간이었다. 일과 생활을 분리해서 생각하라는 충고를 들었었지만, 하루의 삼분의 일을 쓰는 곳이 나와 맞지 않다면, 그게 주는 영향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을 느꼈다.



아무래도 구직자의 입장에서, 나는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 좋은 소식만을 듣고 싶다. 하지만, 회사가 나를 뽑지 않았을 때에, 그럴만한 이유가 늘 나에게 있는 것만은 아니다는 사실을 되뇌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에게 거절을 당할 때면, 내가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를 지나온 지금의 나는, 회사와 내가 서로 잘 맞는 순간이 오면, 평균적으로 가기 힘든 곳이라고 가게 되는 순간이 오니 너무 걱정을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말은 미래의 나에게도 해당될 말이지만, 말이 쉽지, 좋은 경험을 해 놓고도 이직은 항상 사람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서류에서 떨어지거나, 인터뷰에서 떨어지거나, 또는 내 느낌상 인터뷰를 망쳤다고 생각할 때마다 나는 새로운 회사에 지원을 했다. 조금은 덜 슬퍼하게 되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다행히 한창 코로나 때라서, 모든 인터뷰가 온라인으로 진행이 돼서, 시 공간의 제약을 덜 받았다. 한 주에 두세 번 인터뷰를 봤던 때도, 있던 거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100개 넘게 이력서 쓰기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