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과 상관없는 이야기 #2
멜버른은 사람으로 치면 그런 사람 같거든.
유별나게 튀는 것 같지도 않고, 무난하게 모두에게 맞춰주는 듯한 평범한 사람인데 알면 알수록 보통 사람이 아닌 거야. 굳이 튀려고 노력하지 않을 뿐 넘치는 색색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누구와도, 어디에도 우아하게 어울릴 수 있는 깊이가 있는 사람. 셀 수없이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고, 상대편의 셀 수 없이 다양한 모습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 같은 도시야.
세련된 '다문화 사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멜버른이 네가 찾아야 할 곳이야.
한국에서 대화를 하면서 '다문화'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에 많이 놀랐어.
다문화라는 말이 왜곡되어지고,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치 페미니즘 /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들처럼 말이야.
페미니즘이란 여자와 남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누군가가 성별로 인해 불이익이나 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기는 개념인데, 많은 사람이 그 개념에 동의하면서도 페미니스트/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면 불편함을 느끼더라고. 수많은 논쟁으로 왜곡되고 다른 의미들이 덧칠해지면서 이제 사람들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여러 가지 모습들이 따라서 연상이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겠지.
"다양한 문화나 언어를 공존시키고 서로 승인ㆍ존중하는 것"이라는 본래의 의미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치면 다문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한국에서 막상 물어보면 다문화라는 단어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은 꽤나 많더라. 다문화는 안된다고 딱 잘라 거부감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어. 심지어 내 주위에서도 말이야.
다문화주의라는 것이 한국에 도입된 것이 너무 급진적으로, 필요에 의해 진행되면서 예기치 않은 충돌과 부작용이 생기고, 부정적인 사건들이 덧칠되면서 의미가 많이 왜곡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 자극적인 단면들이 부각되면서 일단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폐쇄적이고 포용 없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나는 문화는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좋고 서로 포용할 수 있는 만큼 포용하는 것이 평화로운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야. 물론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 폐쇄적인 단일민족 문화라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고, 탄압하고 억압하면 부작용은 더 심해진다고 믿는 입장이야. 이 것도 사실 예민한 논점이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
사회적인 입장에서, 다문화 제도에 찬성을 하느냐 마느냐는 둘째치고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문화가 다양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도가 높은 사회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이야.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다문화사회가 아주 잘 맞는 편이거든.
호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는 다문화를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어.
평등이나, 자유와 같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인 다문화 주의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면서 호주 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호텔이나 큰 직장에서는 국적이 다 달라도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오히려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는 팀이 작으니까 서로 부대끼게 되잖아. 그러면서 서로의 문화를 배우게 되더라. 신기한 경험이었어.
도클랜드에서 일할 때는 팀이 한 40명 정도였는데 거의가 유럽에서 온 백배커들이었거든. 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유럽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겼고, 문화는 다 다르지만 다 비슷하다는 것을 배웠지.
배우려고 달려들어서 배운 것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문화를 나누게 되더라. 신기했어.
터키 친구가 너를 지켜줄 거라며 '이블아이 펜던트'를 선물로 준 적도 있고,
내가 어릴 때부터 공룡에 관심이 많아서 스코틀랜드에 있는 네시 호수에 있는 네시 호의 괴물을 보고 싶다고 한 말에 스코틀랜드 친구가 바로 네시호의 괴물 열쇠고리를 주문해서 선물해 준 적도 있었어.
한국식 마늘빵을 먹고는 누가 여기다가 실수로 설탕 뿌렸냐며 맛이 '호러블' 하다고 하길래 한참을 웃었고, 인절미를 먹여봤더니 이거는 대체 언제 삼킬 수 있냐고 이상한 껌이냐고 하길래 또 웃었지.
중국어로 쓰인 간판을 보고 뭐라고 쓰여있냐고 묻는 얘들을 앉혀놓고, 일본어와 중국어와 한국어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모든 동양인들이 중국어를 하지 않는다고, 그런 것을 묻는 것은 실례라고 하자, 프랑스 친구가 나에게 말하더라.
너네도 제발 백인들이 다 영어를 쓸 거라고 짐작하지 마. 기분 나쁠 때도 있어.
우리가 영어 못하면 엄청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우리 윗세대들은 영어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거든.
나도 이제부터는 동양인들이 다 중국인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게.
이런 것들을 서로에게 친절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음을 행운이라 여기고 감사했었어.
매일매일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더라.
그렇게 모두와 북적이며 재미있게 지냈지만, 당시 헤드 쉐프였던 나와 가장 친했던 것은 매니저였던 조지였어. 의례적이지. 보통은 쉐프랑 메니져랑은 앙숙 관계인 경우가 많은데 말이야. 그런데 우리 둘 다 본사에 불만이 많은 상황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상태라 직장에 늘 붙어있는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어.
조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누구라도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매력 있는 중년의 남자, 나이 먹을수록 멋있어지는, 드문 행운을 가진 남자야. 호탕한 웃음과 시원한 성격으로 남녀노소 인기가 많았어. 호주 사람들은 보통 축구에 관심이 없고 풋티라는 호주 공식 풋살 경기에 열광하는데 조지는 영국 축구 프리미어 리그의 광팬이었어. 리버풀에 미친 조지 덕분에 평생 처음 펍에서 축구경기를 보기도 하고 원치 않은 축구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 그때 조지는 행복하지 않은 결혼 8년 차였는데 와이프와의 불화가 심각한 수준이었어. 어느 정도였냐면 와이프도 조지도 각자 따로 연애 중이었을 정도였으니까. 생각해 보면 나는 영어도 완벽하지 않고 호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상담에는 젬병이었을 텐데 왜 조지는 그렇게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했는지 모르겠다.
나를 만나기 전, 주위에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고 한국 문화를 접해본 적도 없었대.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차이점도 잘 모르더라. 나도 사실 그리스는 신화나 올림픽, 그리고 포카리스웨트 선전에 나오는 파란 집들이 있는 곳, 정도밖에 몰랐으니까 할 말은 딱히 없었지.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서로 음식을 교환했어. 어느 날 내가 닭볶음탕을 해주면 다음날은 조지가 엄마가 만든 그리스식 디저트를 가져왔고, 그다음 날은 김치와 그리스식 양젖 치즈를 교환을 했지.
그런 식으로 조지는 한국문화에, 나는 그리스 문화에 점차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어.
그러던 어느 날,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난 거야.
2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어. 회사에서 취업비자를 받고 있던 나와 한가정의 가장이었던 조지도 큰 타격을 입었지. 나는 스페인으로 요리 배우러 가려고 비행기까지 알아봤었어. 비자와 직장을 동시에 잃었으니 충격이 컸지. 호주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갑자기 뿔뿔이 흩어졌고 각자의 길을 찾아서 또 걸어가게 됐어.
다행히 나의 호주 생활은 끝나지 않았고 더 좋은 기회가 생각보다 금방 찾아와 주었어. 조지도 금방 좋은 곳에 일자리를 잡고 이혼 서류를 마무리했지. 그 후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간간히 만나기도 하고 꾸준히 소식을 주고받았어. 나의 호텔 취업, 혹은 레스토랑 오픈 등에 누구보다 기뻐해 줬고, 이민자의 아들로서 고생을 해본 조지는 이민을 준비하는 나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어.
조지는 요식업은 이제 신물이 난다며 부동산업자로 진로를 변경했어. 주말에 일 안 하고 좀 살고 싶다고 하더라.
작년의 어느 날, 뜬금없이 찾아와서는 이제 약혼을 한다고 하더라. 사귀는 여자 친구와는 예전부터 친구여서 나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거든. 꽤 오래 사귀었으니 이제 때가 됐다고 나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
축하해 달라고 하더라. 진심으로 물론 축하했지.
네가 마침내 행복을 찾아서 너무 기뻐. 진짜 축하해.
라고 조지를 안아주는 나에게 조지가 말했어.
그래서 말인데, 네가 내 GREEK WEDDING파티를 해주면 안 될까? 코리안 스타일로!
처음에는 어리둥절했거든. 뭔 소리야?
하하. 결혼은 아니고 약혼파티. 내 친척들은 다 그리스 촌사람들이라 이런 한국음식들을 몰라서 내 약혼파티 때 소개해주고 싶어. 너는 내 친한 친구고 너는 코리안이니까, 코리안이 주최하는 그리스 약혼 파티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부탁하는 거야. 네가 해주면 나한테는 정말 큰 의미일 것 같아.
둘이 마주 보고 마구 웃었어.
다 그리스 사람들이야?
아니 신부 쪽은 영국계 호주 사람들이지.
뭐라고? ㅋㅋㅋ미친 ㅋㅋㅋ그런데, 왜 코리안 레스토랑에서 코리안 핑거푸드로 칵테일파티를 하겠다는 거야?
조지가 대답했어.
왜냐고?
여기는 멜버른이니까!
멜버른에 사니까 할 수 있는 걸 이용해야지 안 그래? 코리안 베스트 프렌드가 주최하는 내 그리스식 약혼파티를 코리안 레스토랑에서 내 호주 신부와 함께 하는 것만큼 멜버른스러운 게 어디 있어?
그렇게 나는 조지와 케이티(조지의 약혼녀)와 함께 모두의 문화가 두드러지는 파티를 계획했어. 예를 들면 케이티가 멜버른 야라벨리에서 로컬 와인을 공수해 오고, 조지의 이모가 그리스 전통 케이크를 디저트로 구워오고, 나는 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한국음식으로 핑거푸드 메뉴를 짰지.
드디어 그 날이 왔어. 작은 내 레스토랑에서의 소박한 약혼 파티는 정말이지 지나치게 예뻤어.
3대에 걸친, 영국 출신과 그리스 출신의 두 가족이 모여서 웃고 즐기는 모습은 정말 유쾌하고 예뻤어.
사진작가인 수빈이도 정말 사진찍을 맛 난다며 신나게 셔터를 누르더라.
내가 눈물이 날 정도로 조지는 행복해 보였고, 모두가 진심으로 파티를 즐기고 케이티와 조지의 미래를 축복해 줬거든. 이런 날들을 보기 위해서 내가 가게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가끔 있는데 조지의 약혼식 날이 바로 그랬어.
안 그래도 예쁜 가게인데 테이블을 싹 치워놓고 스탠딩 파티로 꾸며놓으니까, 정말 예쁘더라. 내 레스토랑을 두고 이렇게 말하면 좀 재수 없을 수도 있는데 솔직한 마음이 그랬어. 모두의 웃음소리와 와인잔 부딪히는 소리, 노랫소리, 이야기 소리가 가득 찬 작은 공간은 정말 따뜻해 보였거든. 정말 사랑이 가득한 곳 같더라.
이 멋있는 도시 멜버른처럼 내 레스토랑도 포용력 있고 유연하고 넉넉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 누구에게도 어렵게 굴지 않고, 모든 문화와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멜버른과 잘 어울리는 곳에서 내 그리스 친구 조지에게 멋진 약혼 파티를 열어줄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다문화 국가에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진정으로 다문화주의를 이해하고 천천히 받아들여서 자연스러워진 곳에서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하루 같아.
서로의 벽이 허물어지는데 한계가 없구나, 서로를 우호적으로 대하고 서로 포용하다 보면 굉장히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도 있고, 새로운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진심으로 느꼈어.
한국에 있던 8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런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고 내가 상상이나 했겠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줄 알았던 내가, 이런 순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세상에 불평을 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어.
정말로 예쁜 파티였고, 조지와 케이티의 기억에 남을 만큼 나에게도 남을 날이었어.
파티가 끝나고, 조지의 이모가 직접 만든 그리스 식 디저트를 우리에게도 선물로 주셨는데, 솔직히 맛은 없더라. 하지만 재미있잖아. 내가 경험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이, 이 곳 멜버른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 재미있어.
한국 음식을 처음 먹어본다는 조지의 친척들은, 멜버른 사람들이 아니라서 가게에 또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조지를 통해서 나에게 '시드니에서 먹어볼 만한 한국음식점은 어디가 있는지', '김치라는 것은 어디서 사는지' 등을 문의하였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인터넷을 뒤진 후 답변을 전달하였어.
조지와 케이티는 원래 영국으로 프리미어 리그 관람 신행을 떠날 예정이었는데, 지금은 아시아로 가면 어떨까 하고 의논 중 이래.
한국과 일본으로 가게 된다면 내가 완벽한 일정을 짜야할 거라며 뻔뻔하게도 요구를 하더라고. 알았다고 했지, 대신 그리스식 만찬을 대접해야 할 거라면서!
SNS와 스마트폰과, 이민과 결혼, 세상 모든 개념과 현상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기 마련인데 흑과 백의 논리로 나쁘고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더라. 나는 다만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고, 우리의 삶을 피곤하게도 하지만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다문화 주의, 나와 다른 문화와 의식을 포용하는 것을 지지하려고 많이 노력해.
내가 한국에서 떠날 때만 해도 '다문화가정' '다문화사회'라는 다문화라는 단어가 흔하지 않았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많이 들리고 정부에서 정책으로, 제도적으로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사실 자연스럽게 천천히 형성된 문화가 아니고 필요에 의해서 - 국제결혼이라던지 외국인 근로자 유입 - 진행된 '정책'이다 보니 대중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
호주도 지금에야 자연스럽게 다문화적인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 갈등들을 겪었거든. 호주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아시안계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만든 그 유명한 백호주의 (백인 우선 정책) 정책도 불과 40년 전까지 시행되었는걸. 아직까지도 호주 정당 중에는 원 네이션 파티같이 이민자들이나 다른 문화권을 배척하고 백인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있어.
아주 소수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비주류 정당이기는 하지만.
한국은 아주 오랜 기간 단일민족국가였던 나라이고, 역사가 짧은 호주보다 더 끈끈한 애국심과 소속감이 있기 때문에 다문화주의가 자리 잡으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이제는 사실 다문화주의가 싫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대잖아. 지금 이 시대에 쇄국정책으로 버틸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아마존 몇 부족 빼면 북한밖에 없지 않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문화를 수용한다고 해서 우리의 색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한국적인 것에 매력을 느끼는 세계인들이 얼마나 많은데. 자연스럽게 나의 것을 알려주고, 배워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가 가진 문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개념으로 다문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 문화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물질도 아니고, 땅따먹기처럼 네 것이 들어와서 내 것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니까, 다문화라는 개념을 조금 더 유연하고 넓게 한국에서도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야.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천천히 의식을 유연하게 바꾼다는 것은 정말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언제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를뿐더러, 사실 이 모든 갈등을 잠식시키고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꼭 필요한 최소 조건이 있는데 일단 그게 충족이 안되고 있는 것 같거든.
'구성원 모두가 먹고살만하다'라는 기본 명제가 깔려있지 않으면, 사실 의미가 없어.
한정된 자원 안에서 밥그릇 싸움하지 말고 서로 감싸 안으라고 백날 떠들어봐야 의미 없는 거잖아.
그래, 나도 알지만, 나는 그냥 오늘도 이상향을 이야기해보는 거야.
그래도 우리 젊은 세대들이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될 시대가 금방 올 것이고, 그 때 우리가 더 열린 마음으로 좋은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으려면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니까. 당장 내일 변화를 줄 수 없다고 포기하고 손 놓고 있는 것보다 열심히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내일은 살아보려고 노력하려는, 뭐 그런 거지.
말하는 대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저 많은 감정들이 담긴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아낸 것은
멜버른에서 활동 중인 포토그래퍼 김수빈이야.
멜버른에서 인물을 중심으로 스냅사진을 찍는 작가인데, 어때? 사진 진짜 예쁘지?
멜버른의 다양한 모습과 감성이 궁금하다면, 놀러 가 보면 좋을 것 같아.
나는 정말 좋아하거든. 수빈이의 눈으로 렌즈로 보는 멜버른을 보면, 내가 얼마나 예쁜 곳에서 살고 있는지, 매일 무심코 지나다니는 길들이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고 감사하게 돼.
***아 답글은 원래 하던대로 반말로 주고 받으면 더 좋을거 같아!! 나도 그게 편하고, 언니거나 오빠거나 친구거나 동생일 너도 그게 편할거야, 하다보면!! 물론 존대가 편하면 그렇게 소통해도 좋아 :-)
****기존독자들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일거야! 다시 읽게 되서 지루하다면 사과할게.
뱉어내듯이 그냥 적었던 이야기들을 출간을 염두해두고 다시 편집 정리하는 중이야. 쏟아내듯이 써내려간 이야기들이 뒤죽박죽이더라구. 그래서 조금더 가독성있게 정리하고 다듬어서 다시 차례차례 올려보려고 해.
많이 응원해줘서 고마워! 가게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답글도 답장도 잘 못하지만, 잘 챙겨보고 있어. 이민에 대한 고민도, 궁금한 점도 다 그때 그때 대답해주고 싶은데도 여건이 안될 때가 많아.
그래도 재연재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음 잡고 열심히 해볼게. 훨씬더 매끄럽고 읽기 좋은 글들이 될거야!
*** 멋진 사진들은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김수빈' 님의 작품이야!!
***공유는 출처를 밝힌다면 어떤 방식으로도 괜찮아!
ALICE`S INSTAGRAM : ALICEINMELBOURNE
사진작가 수빈'S INSTAGRAM : SBIN_
SUDA`s INSTAGRAM : SUDAMELBOURNE (멜버른에 있는 앨리스 팀 첫번째 레스토랑)
NEMO`s INSTAGRAM : NEMOMELBOURNE (멜버른에 있는 앨리스 팀 두번째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