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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즈 Feb 21. 2018

의외로 매력적인 보이스, 이효리

[오늘의 음악] 이효리의 '미스코리아'

오늘자 활력 충전을 위해 이것저것 서핑하다가 오랜만에 이효리의 미스코리아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요즘 힐링의 아이콘, 제주도 핫피플인 이효리가 김완선과 엄정화의 계보를 잇는 말그대로 천하무적 이효리였던 시절. 그시절의 끝자락쯤에 만들었던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새삼 글을 쓰게 되었다.

이효리의 5집 MONOCHROME 자켓사진.... 효리네 민박과는 온도차가 크다....


지금이야 요가, 힐링의 아이콘이지만 생각해보면 불과 5년전만해도 굉장히 논란이 많은 여가수였다. 
그 당시에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노출(지금보면 딱히 노출이라 할 수도 없지만..)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고 표절논란도 적잖이 있었으며, 지나친 이미지 소비가 아니냐는 지적, 그리고 모든 패션·뷰티의 아이콘...팬이 많은 만큼 안티팬도 많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이효리를 모르면 간첩인 것은 확실하던 시절이었다.
  
그당시에도 굉장히 핫했지만 시간이 꽤나 지난 지금 슬쩍 돌이켜서 살펴보는 이효리 뮤직비디오들은 생각보다 세련된 면모들이 많다. 물론 해외 유명가수의 컨셉과 겹친다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확실한건 시대를 선도했다는 느낌.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트렌드세터로서 상당한 안목을 지녔던 것은 분명하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뽑는 수작은 '미스코리아'
뭐 유고걸이나 배드걸, 미스터빅 등등 사실 대표작들이 한둘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가수 본인의 목소리 매력을 살려낸 점에서는 미스코리아를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Black이나 Seoul도 이효리 목소리의 매력을 잘 이끌어낸 경우지만 미스코리아가 있었기에 가능한게 아니었나...알고보니 배우자와의 케미!?)

사실 이 곡도 이런저런 논란이 많았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노래 분위기가 롤러코스터(이상순이 속했던 밴드)의 분위기와 상당히 흡사해서 사실상 이상순(편곡자)이 해준 것 아니냐는 식의 조롱(이효리 작사작곡이라는 마케팅을 비꼰듯)부터 뮤직비디오 속 스타일링도 에디 세즈윅의 트레이드 마크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이전까지 이효리가 해오던 음악적 맥락과 상당히 대척점에 있던 것도 사실이었고 이효리의 작곡 능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논란이 없으면 이상할 일.
  
하지만 이런저런 논란을 떠나서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만 보자면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련되고 멋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담담한 듯 풀어놓는 음악이 오히려 허스키한 이효리의 목소리 진가를 보여주었다. 솔직히 그전까지 이효리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효리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춤과 컨셉이 더 눈을 끌었는데 이 곡에서 처음으로 “어? 이효리 목소리가 이렇게 멋졌어?”라고 생각했달까.

가사도 담담한 느낌으로 전달되지만 내용만큼은 노래가 나왔던 2013년도나 시간이 지난 지금이나 적어도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면 쉬이 넘길 수 없다. 페미니즘적인 관점과 상관없이 그저 세상 만사에 지쳐있는 여성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솔직히 처음 들을 때 이효리가 스스로에게 위로하는 말처럼 들렸다. 실제로 뮤직비디오 속 이효리의 모습은 볼드한 악세사리나 강렬한 스모키, 흑백을 통한 고전적인 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쓸쓸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어서 단순한 아름답다 이상의 메세지와 분위기를 던져준다. 심지어 스타일링이 지금보아도 꽤나 세련된 패션들을 추구하고 있어서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됐달까...(보면서 나도 저런 스타일링을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들으니 굉장히 위로가 되는 곡이었다. 이제야 드는 생각인건데 마지막 가사를 들으니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나 아이유의 마음이 나오기 전에 진정한 힐링곡의 모티브를 던진게 아닌가 싶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오늘의 음악은 이효리의 미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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