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GN Mobility Jun 25. 2022

일상 속 기술로 만나는 모빌리티: Bluetooth

블루투스는 이어폰 때문에 사용하는거 아닌가요?

우리의 스마트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을 꼽으라고 하면, Wi-Fi와 블루투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이중에서 블루투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혹시 가장 최근에 블루투스를 사용하신 기억은 언제인가요? 저는 블루투스라고 하면 무선 이어폰이나, 무선 스피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 지하철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연결이 잘 되지 않거나, 갑자기 소리가 외부로 나가 당혹스러웠던 순간들이 기억나곤 합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음향기기나 자동차 정도를 제외하고는 직접 블루투스를 연결한 기억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종종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을 때 ‘블루투스 권한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보긴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연결하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요.


사실 이러한 경험은 2010년에 채택된 BLE(Bluetooth Low Energy) 기술 덕분입니다. BLE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BLE가 우리의 블루투스 경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거의 매일 Wi-Fi와 Bluetooth를 사용하고 있다


BLE(Bluetooth Low Energy)는 Bluetooth 4.0부터 채택된 기술로, 블루투스 표준화 그룹 Bluetooth SIG에 의해 개발되기 전까지는 노키아라는 회사의 사내프로젝트 Wibree에서 시작된 무선통신 기술입니다.


BLE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 방식인 블루투스 클래식보다 훨씬 적은 전력을 사용하여 통신한다는 것입니다. 수치로 보면 대략 1/10 입니다. 이정도면 작은 셀 전지로도 1년 이상 통신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됩니다. 이러한 획기적인 전력 소비량 변화는 블루투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오늘날의 웨어러블 기기나 IoT는 대부분 이러한 BLE 방식으로 무선 통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BLE는 기존 클래식 방식을 대체하지는 않으며,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사용 용도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술의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클래식(표에서 Basic으로 표기) 방식과 BLE를 비교한 내용입니다.



좌: 클래식(Basic), 우: BLE

https://en.wikipedia.org/wiki/Bluetooth_Low_Energy


1. 전송 속도: 클래식 > BLE

2. 지연: 클래식 < BLE

3. 최소 전송 시간: 클래식 > BLE목소리 전송 능력: 클래식(O) BLE(X)

4. 전력 소비량: 클래식 > BLE (적게 소모하는 것이 더 좋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클래식 방식은 전력 사용량이 높고 전송 속도가 빠르며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BLE는 전력을 적게 소비하고 지연은 낮지만 전송 속도나 기능에서는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한 BLE 동작 원리

BLE의 동작에서 가장 핵심적인 컨셉은 Peripheral 장치와 Central 장치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자를 센서장치, 후자를 스마트폰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https://medium.com/@zoyi_product/bluetooth-low-energy-ble-84b03705ffca


1. 먼저 센서 장치는 특정한 주기(interval)를 가지고 광고 패킷(advertisement packet)을 전송합니다. 이 광고 패킷은 주변에 스마트폰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지 않고 항상 주기적으로 전송됩니다. 말 그대로, 자신이 여기에 있음을 알리기 위한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주기가 느려지면 전력 소모량은 줄어들겠지만, 그만큼 스마트폰은 신호를 늦게 받게 되니, 반응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2. 스마트폰은 주변의 BLE 신호를 주기적으로 스캔합니다. 


3. 스마트폰이 센서 장치의 광고 패킷을 확인하여, 자신이 원하는 센서장치이면 해당 장치와 연결합니다. 이때 연결은 사용자가 직접 연결(페어링)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4. 두 장치가 연결되면 센서는 광고를 종료합니다. 그리고 센서가 서버, 스마트폰이 클라이언트 역할을 수행합니다. 필요한 서비스를 스마트폰이 요청하면 센서가 이를 수행하거나 응답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 스마트워치(센서장치, peripheral)에게 심박수를 요청하면 스마트워치는 센서값을 반환할 것입니다.


5. 스마트폰의 클라이언트가 센서장치 서버로부터 정보를 받거나 연결 상태가 변화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를 어플리케이션에게 전달하여 적절한 동작을 수행하도록 합니다.



우리가 일일히 블루투스를 손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각종 어플리케이션에서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센서의 광고와 스마트폰의 스캔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정말 편리하죠?


모빌리티의 관점에서도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기 위해서 스마트폰과의 통신은 필수불가결합니다. 그리고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와 BLE가 제격입니다.


전력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클래식 방식을,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와 같이 전력과 자원이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주로 BLE가 사용되죠. 우리 주변 모빌리티에서 블루투스를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빌리티 사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https://tech.hyundaimotorgroup.com/kr/article/grandeur-the-history-of-hyundais-infotainment-system/


첫 번째는 차량을 소유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기능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한 번 연결해두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차주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전력이 충분하고, 음악을 전송하거나 전화하면서 목소리를 송수신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클래식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때문에 차량에 블루투스를 수동으로 연결(페어링)해주어야 합니다.


스마트 차키 (테슬라, 그린카)

https://blog.naver.com/rkdwlsgursla/222391108226


다음은 테슬라의 핸드폰 키입니다. 핸드폰이 차량 가까이 오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고, 키가 차량과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금을 수행하는 기능입니다. 이 경우에는 차량이 센서장치(Peripheral)가 되어 신호를 지속적으로 광고하고, 스마트폰이 해당 신호를 스캔하여 잠금 또는 해제를 요청하는 BLE 방식이 되겠습니다.


잠금이나 해제 신호를 보내는 데에는 음악처럼 많은 대역폭이 필요하지 않고, 지연이 적으면 반응성이 좋아지니 차키와 같은 기능에는 BLE가 제격이 됩니다.



https://www.etnews.com/20160315000093?m=1


이와 비슷하게 BLE를 이용한 스마트 차키 기능이 2016년 그린카에도 적용되어있습니다. 서비스 제안서에는 차량의 문을 열고 닫는 반응속도를 1초 내외로 줄여 서비스 속도를 향상시켰다고 하네요. BLE의 저지연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 차키는 예전에 UWB를 소개해드리면서 말씀드린 Apple CarKey와 동일한 기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기능을 서로 다른 무선통신 기능으로 구현한 것이지요. BLE는 UWB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가와 구현 난이도, 시장 타이밍 등을 고려하여 산업계에서 절충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카카오바이크, 스윙)

https://blog.naver.com/jhnakje94/222300446858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사례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입니다.


먼저 카카오바이크는 자전거의 잠금잠치를 해제하기 위해서 BLE를 사용하는 사례입니다. 이 경우에는 잠금장치가 센서장치가 되어 광고 패킷을 전송하면, 스마트폰이 이를 스캔 및 연결하여 QR코드로 인식한 바이크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전력 공급이 제한적이고,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역시 BLE가 적합한 사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swingmobility.co/


다음은 전동 킥보드 SWING(스윙)의 사례입니다. 필자가 직접 스윙을 사용해본 경험은 없어서 구체적으로 블루투스가 어떤 서비스를 위해 사용되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만, 카카오바이크 사례와 유사하게 사용자가 실제로 해당 모빌리티 근처에 있는지를 검증하거나, 스쿠터의 정보를 사용자의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하는 등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BLE에 대한 간단한 이해와 더불어 주변 모빌리티에 블루투스 기술이 적용된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직접 연결하지 않고 주변에 있는 단말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BLE 기술은 서비스 사용 경험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저도 오늘 이 글을 적기 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카카오바이크를 이용하였는데요. 블루투스에 대하여 전혀 신경쓰지 않고도 잠금을 해제하고 탑승할 수 있어서 편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소개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ference

https://www.hardcopyworld.com/?p=1132

https://medium.com/@zoyi_product/bluetooth-low-energy-ble-84b03705ffca

https://blog.msalt.net/210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s://align.oopy.io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속 기술로 만나는 모빌리티: GP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