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만국가정원
전남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맘 때쯤 꼭 한 번은 찾아가야 할 곳입니다.
이 정원이 조성된 것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함이었는데요, 국제정원박람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박람회로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박람회 이후 이 정원이 썰렁할 것이라며 반대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엑스포를 열었지만 이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이웃도시 여수의 사례를 떠올렸던 것이죠.
그러나 순천만정원은 보기좋게 이 예상을 깨고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었습니다. 2014년 4월에 순천만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적으로 개장한 이후 2015년 9월 5일에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원'이란 개념을 심어주었고, 정원법을 이끌어내기도 했죠. 덕분에 순천은 현재 전남의 첫번째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순천만정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이 정원은 단순히 국제 박람회를 위해 조성된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세계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녹색 바리케이드입니다. 여수와 광양 사이에서 주거 공간으로서 순천시가 각광을 받게되자 도심은 확장되기 시작했고, 순천만습지는 매립의 위험성에 노출되었습니다.
이때 이를 막기 위해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생각해 낸 것이 정원 조성이었습니다. 정원을 통해 도심확장의 방향을 남북이 아닌 동서로 바꾼 것이지요. 국제 박람회는 하나의 명분이었을 뿐입니다.
덕분에 현재 순천만습지는 아직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수많은 철새들의 안식처로 남아 있습니다. 자연의 습지와 인공의 정원이 하나가 되어 국가적인 명소가 되었지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보전과 발전의 공존, 혁신의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