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주변의 폐사지를 찾아
법천사지, 흥법사지, 고달사지......거돈사지를 나와 유홍준 교수가 가르쳐준 길을 따라 폐사지를 찾아갑니다.
평소 같았으면 황량하고 외져서 가지 않았을 곳이지만 오늘은 그렇게 홀로 남겨져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존재를 보고 싶기에 기꺼이 먼 길을 돌아갑니다.
당간지주와 비석과 부도들. 많은 것들이 사라진 그곳에는 남겨진 조연들이 주연을 자처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그것 역시 온전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가슴 한 편으로는 괜한 미안함마저 듭니다. 역사는 그렇게 흐르고 모든 존재는 그렇게 퇴색되겠지요.
정처없이 어디를 가고 싶을 때, 딱히 머물 곳이 없어 발길이 저어할 때 폐사지를 권합니다.
#폐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