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국민의힘 강동을 이재영 후보는 개소식을 미뤘을까?

선거잡설 1 준공도 받지 않은 건물을 사용했던 국회의원 후보

by 한량바라기

선거사무소 개소식 연기


▲ 갑작스러운 개소식 연기 공지 ⓒ 이재영후보캠프


지난주 강동구 정가는 술렁였습니다. 9일로 예정되어 있던 국민의힘 강동구을 이재영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초대문자를 보낸 지 하루 만에 무한 연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재영 후보 측은 5일에 올린 공지에서 개소식을 조금 미루게 되었다며, 일정에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영 후보는 이와 함께 천호역 옆 신규 건물에 큼지막이 내걸었던 현수막까지 철거했는데요, 그 위치와 크기를 볼 때 적지 않은 돈이 깨졌음에 분명합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캠프는 무안함을 무릎 쓰고 하루 만에 개소식을 미루고 현수막까지 철거해야 했을까요?


▲ 철거 전 이재영 후보의 현수막 ⓒ 이희동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영 후보 측이 선거사무소로 사용하겠다고 신고한 그 신축 건물은 아직 준공이 나지 않은 곳으로서, 신탁사 담당자에 따르면 아직 공사가 95% 정도 진행된, 준공 전 사용 신청을 득하기에도 불가능한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재영 후보가 그 건물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하겠다고 버젓이 문자를 돌린 것입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 신축 건물은 선거 홍보를 위한 최고의 위치지만, 아직 준공이 나지 않은 건물을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선거사무소 주소가 필수적인데, 이재영 후보는 준공도 나지 않은 건물의 주소를 사용했습니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 후보가 나서서 현행법을 어기는 상황.


물론 13일 필자와 통화한 이재영 후보 캠프 담당자는 '선관위로부터 선거법상 문제가 없다고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선관위에 문의를 해본 결과, '자신들은 선거법과 관련된 사항만 살필 뿐, 다른 법률은 살피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자체의 정치적 중립 의무


▲ 강동구청의 공문 ⓒ 강동구청


문제는 이에 대응하는 강동구청의 움직임입니다.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하자 강동구청은 비로소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자 등을 통해 이미 이재영 후보 측의 불법 사실을 인지했을 텐데도, 야당의 문제 제기가 있자 그제야 다음날 공문을 보내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고지하였습니다.


과연 이런 집행부의 늑장 행정은 우연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평소 구청장의 정치적 중립 의지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윗사람의 눈치를 절대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구청장의 의지가 정책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정치적 중립 의지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5분발언과 구정질문 등을 통해 이미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과 관련해서 수많은 지적을 해왔습니다. 구청장의 SNS나 공개석상 발언 중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요? 본의원은 지난해 구정질문에서 고덕대교를 홍보하는 보도자료에 왜 굳이 정치인 이재영 후보와 같이 있는 사진을 사용했느냐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수희 구청장은 계절에 맞는 옷 사진을 고르다 보니 그랬다고 대답을 했는데요, 당시 야당 의원들은 그 궁색함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정도의 정치적 중립 의지라니.


더더욱 준공이 필요한 건물


▲ 철거 전 현수막 ⓒ 이희동


전직 국회의원의 불법적인 주소 사용과 강동구청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소극적 행정. 그러나 이외에 이번 이재영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냥 넘길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강동구청의 공문에 나와 있듯이 이 건물이 안전사고가 발생했던 건설공사장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연말. 당해 건설공사장 앞에는 하나의 현수막이 붙은 바 있습니다. ‘건설 하청업체 근로자의 목숨은 낙엽이 아닙니다’. 사고의 내용은 홀어머니를 모시던 43세의 남성이 12월 29일 추락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고 때문에 공사는 잠시 중단되었고, 준공 날짜는 그만큼 미뤄졌습니다.


쟁점은 이 사건이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는데요, 건물의 공사금액이 50억 미만으로서 2024년 1월 26일까지 법이 유예되는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본의원은 공사현장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 진상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등을 알기 위해 유가족들과 접촉을 꾀했지만, 공공의 영역이 아니어서 더 이상 조사를 하지 못했었습니다.


▲ 연말에 건설현장 앞에 붙었던 현수막 ⓒ 이희동


그런데 그 건물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만큼 그 어떤 곳보다 더욱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해야 하는 건물에서, 전직 국회의원이 준공도 나지 않았음에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도대체 누가 이재영 후보 캠프와 계약을 했을까요? 그는 준공이 나지 않았음을 몰랐을까요? 숨겼을까요? 아님 그 사실을 알고도 이재영 후보 캠프가 계약을 강행했을까요? 시행사와 신탁사는 모두 이재영 후보 측과 계약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이재영 후보는 기존 건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선거사무소를 다시 얻고 열심히 선거운동 중에 있습니다. 조만간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전과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강동구청에도 요청합니다. 총선을 맞아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기 바랍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후보가 불법을 저지르면 분명하게 고지한 뒤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의힘강동을이재영 #준공전선거사무소 #이재영후보 #국민의힘강동을 #선거사무소_개소식_연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 하필 지금 이승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