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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ul 10. 2024

사진에서 정말 중요한 건 이야기

미국 Atlanta 추억 이야기 

동안 미국에서 사진 일이 아니라, 마케팅 기획 일을 할 때 일이다. Atlanta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전형적인 남부 시골 마을에서 반쯤 살다시피 했던 적이 있었다. 지인 가족들이 인근에 모두 살고 있었는데, 서로 지나가다 들려서 인사도 하고 수다도 떨고. 한국보다 더욱 큰 정을 나누던 곳이었다. 한동안 남부에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출장 가면 나도 모르게 남부 사투리가 조금씩 나온다. 그럼 미국인들이 물어본다. Where are you from? 그럼 응당 "I am from Korea"를 해야 하겠지만, 난 이렇게 말했다. "I am from the south. 그럼 상대가 고개를 끄덕인다. 언뜻 생각하면 이상한 상황이나, 당시엔 남부식 억양이 몸에 배었던 것 같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미국 시골에서의 삶은 너무 재미있었다. 어딜 가도 동네 사람들 사유지이기에, 여유 있게 낚시도 하고 사냥도 하며 정말 찐하게 미국 남부 생활을 즐겼다.




한국에서는 도시의 소음에 깨지만, 미국에서는 새소리와 아름다운 태양빛에 깨어난다. 그럼 기분이 너무 상쾌하다. 



지인은 집을 몇 개나 갖고 있는 부호(?)였다. 처음 만났을 땐, CostCo에서 같은 저렴이 티를 몇 개씩 구매하고, Thrift store에서 $20 싸구려 양복을 입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 기준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인 줄 알았다. 미국인의 검소한 생활에 정말 속은 것이다.


100년이 넘은 오두막집에서 같이 살다시피 했다. 처음에는 Bed and Breafast로 임대하던 곳인데, 내가 워낙 좋아하니,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사실 일부 곰팡이 냄새도 있고, 삐걱거리고, 화장실도 불편한 집이지만,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저녁이 되면 지인이 요리를 하고 내가 뒷정리를 했다. 지인의 요리는 정말 어떤 미슐랭 음식점을 가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사진은 남부 전통요리이다. 겨울에 Deer hunting season에 잡은 사슴을 냉동했다가 일 년 내내 나눠 먹는다. 워낙 사슴 고기에 기름이 없기 때문에 기름은(?) 베이컨에서 빌려온다. 정말 꿀맛이다.




물론, 바베큐 요리도 빠질 수 없다. 야외에서 퇴근 후 같이 바베큐를 굽는다. 양은 무조건 대가족 양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고기를 굽고 있으면 동네 사람이 지나가다 들려서 먹을 수도 있고, 지인의 가족(대가족이다.)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또 아무도 오지 않아 나와 둘이 먹어도 남은 음식은 잘게 잘라서 다음에 끼에 Steak Soup & Bread로 먹으면 된다. 덕분에 제대로 황제 다이어트를 경험했다. 고기만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말은 진짜다!




알래스카에서 직접 잡은 Wild Salmon 도 평범하게 먹는다. 잡자마자, 급냉동했기에 엄청 부드럽다. 한국에서 먹는 고급 연어요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저녁마다, 맛난 음식을 해 먹고, 맥주 한 잔에 이야기꽃을 피우고. 저녁 이후에는 절대 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시 무용담 등. 미국에서 지낼 땐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은 너무 행복했다. 인생 처음으로 스트레스를 제대로 잊고 즐기면서 살았던 것 같다.




이 데크에서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데크에서 맘대로 실탄으로 과녁 맞히는 연습도 하고, 고기고 구워 먹고, 이야기꽃도 피우고..





사슴 사냥하기 전에 Legendary hunters shot 도 찍고..


미국 남부에서의 생활에서 나는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당시는 사진을 진지하게 찍기보다, 기록용으로 막 찍고 보정도 하지 않았던 시기라. 위 사진은 핸드폰 사진을 포함해 다양한 사진에 섞여있다. 지금보다 사진 자체의 퀄리티는 최악이다. 수평 수직도 맞지 않고, 발색도 엉망이고 노출도 엉망이다. 하지만, 지금 완벽에 가깝게 잘 찍은 사진보다 더 소중한 사진들이 많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런 것이다!


오랫동안 Keep 하고 싶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사진에 이야기를 담아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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