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널리스트 말 안 믿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전망이 틀리더라는 거다.
전망은 앞날을 헤아려보는 일이다.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동일한 시점에 내어놓는 전망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근데 그게 정상이다.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당연히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로의 주장은 반론 제기가 가능하며, 지금 시점에서 비교적 '옳은 것 같다'라고 여겨지는 주장도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망을 안 하는 게 맞을까?
애널리스트들 말은 다 틀렸다고 하는 게 맞을까?
반론이 불가능한 것은 과학이 아니라고 했다.
반론 제기가 불가능한 것은 애초에 과학이 아니고 미신의 영역이다.
미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하고, 반박하고, 또 전망해 나가는 것이 맞다.
사회 과학은 사회를 '프레임'에 담는 행위에 가깝다. 너무나 복잡해서 도저히 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세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쉽게 '프레임'을 만드는 거다. 사회과학 논문에서는 '주장' 혹은 '이론'을 제시하고 이게 맞는 근거를 가지고 온다. 유사한 상황을 놓고 정말 다양한 이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리고 이 프레임은 틀릴 수 있다. 반론 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필요하다. 많은 경우에는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애널리스트 전망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 중에 국내외 쏟아지는 리포트들을 숲백개씩 정독한 사람이 있을까? 읽다 보면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자료도 많다.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리포트 들도 많이 있다. 나 혼자서는 아무리 고생해도 다 찾지도 못할 자료들을,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 좋게 편집해서 올려놓는 거다. 전망은 틀릴 수 있지만(틀려도 되는거지만), 이런 유용함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근거를 가지고 전망하고, 근거를 가지고 비판하는,
합리적으로 반론 제기가 가능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