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좋아하세요?’
‘네? 네… 왜요?’
‘아니, 저는 개 안 좋아하시는 분하고는 이상하게 좀 안 맞는 것 같아서요.’
‘네?’
한국에 와서 사람들을
일부러 많이 만나려고 한다.
무섭고 하기 싫은 일을
아주 더 해보자는
생각을 한 지 6개월.
역설적이지만
좋아하고 편한 일만 하는 것이
자유나 행복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
내가 사람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난 그래서 첫인상을 믿지 않는다.
투명하고 확실한 상황에
안정을 느끼는 성향이라
그런 불확실성에 마주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사람들은 내가
기민하게 반응하고 배려심이 있다고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하니까
미리 내가 할 수 있는
방어막을 다 두르는 것일지도.
‘개 좋아하세요?’
초면에
개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고
엉뚱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점심을 함께 먹었다.
암묵적으로 그렇게 끝날 예정이었던 우리의 만남은
자리를 옮겨 맥주를 마시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저녁까지 함께 먹고
다른 사람들까지 호숫가에 모여 와인도 함께 마셨다.
날 좋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바라본
가로등 불빛이 내린 수변 거리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반려견들과 힘차게 오가고 있었다.
호수에 비친 반달은 선명했다.
차에 앉아 창밖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저녁 파티에 초대 받는 손님처럼 스믈스믈 찾아온다.
왜 다른 사람이 어떤지 파악하지 못해 불편했을까.
근데, 그게 뭐라고.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어떻게 대하고 싶은지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사실
그 사람이 어떻든 그건 정말 중요하지가 않다.
나는
‘행복을 찾아 떠난다’
는 문장이 참 좋다.
틸틸의 말처럼 행복은 이미 내 옆에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무막대기에 빵이 든 봇짐을 매고 길을 나서는
만화 주인공이 생각나서 좋다.
오늘도 행복을 찾아 떠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의 삶은 조금 더 단순해졌다.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각자의 이야기는 사실 책보다 더 재미있고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