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은 나와 정반대의 성격이었다.
일적으로 도움 받는 부분이 있어
나의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사적으로 거리를 좁히려는
그 사람의
무언의 긍정적 압박이 굉장히 피곤하게 다가왔다.
나에 비해 너무 활기차고 밝은 것도.
얼마 안 되는 시간동안
나는 정신적으로 정말 너덜너덜해져갔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있으니
나는 끝까지 나름대로 부드럽게 나의 거절을 각인시키며
내가 원하는 그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숙소에 돌아와 하루를 돌이켜보면
계속 기분이 찝찝하고 우울했다.
무슨 감정인지 모를 이 덕지덕지한 기분이 정말 싫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 사람처럼 우호적이거나 사회적이지 못한 나는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
나름 부드럽지만 명확하게 말을 했는데 정확히 알아먹은지 모르겠는 불안함.
계속 사적으로 친해지려는 그 사람의 시도들을 거절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 같은 것.
모든 일정을 끝내고
드디어 혼자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내 머릿속은 생각의 파편들로 가득차서
아프고 쓰라리고 따끔거리고 뒤죽박죽이었다.
그리고 나는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 날카로운 유리 파편들과 같은 것들을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동네를 10km정도 남겨두고
하얀 머릿 속에 몇 개의 단어들만이 남게 되었다.
- 나의 감정은 언제나 옳다.
- 어떠한 나의 감정도 틀린 것은 없다.
- 그러니까 내 인생은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돌고돌고 또 돌고돌고 돌아,
지금 이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물론 책에서건 유튜브에서건 저런 말들을 백번도 더 넘게 들었겠지만,
나는 그 말을 단지 머리로 아는 것일 뿐이었다.
내가 만난 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좋은 사람이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나는 이런 사람일 뿐.
중요한 것은
나의 감정을 억지로 조작하거나
내 감정이 틀렸다고 그것을 믿지 못하는
상황은
매우 없을 것이다.
이제 나는 내 감정을
그 무엇보다
존중하고
믿는다.
내 생각보다 더 소중한 내 감정을 지금까지 무시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