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8일

아무래도 나는 점심에 도착하는 비행편을 탔을 때 항상 시차 적응에 쉽게 성공했던 것 같다.

이름 아침 도착이나 밤 도착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적응하는 데에 1주일도 넘게 걸린다.

덕분에 아침형도 아닌 새벽형 인간이 되어 5시면 눈이 떠진다.


오늘은 이탈리아에 돌아와 처음으로 지인들을 만났다.

몇 안 되는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언니와 동생.

내가 좋아하는 만두집에서 맥주도 마시고 만두도 먹고

생크림 빵에 커피도 마셨다. 디카페인으로 마시고 싶지 않았다.

맛이 없으니까.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는 걸 알기 때문에

슬프게도...


이탈리아 사람들은 바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일단 가격이 더 저렴하고

혼자 와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많다.

또 어차피 차리에 앉더라도 한국처럼 오래 앉아 있을 분위기가 못 된다.

가격이 싼 만큼 암묵적으로 자리값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거다.

그리고 말 좋아하는 이탈리아인들은

카페 알바생을 거의 바텐더 용도로 활용한다.

스몰토크 같은거 하고... 농담하고.

나는 아직도 이 농담에 적응을 못 하고 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오늘도 커피를 주문하는데

아저씨가 실없는 농담을 하는데 별로 웃을 생각도 없고 웃기지도 않고

그래서 못 들은 척 했다.

내가 외국인이니 망정이지

이탈리아 사람이 그랬으면 유머도 없고 인간미도 없는 아주 고약한 사람이라고 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말이 없는 나는 이런 쓸데없는 대화가 귀찮다.


저녁이 되지 전에 돌아와 저녁을 혼자 먼저 차려먹고

고3처럼 책상에 누워 자버렸다.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어 침대까지 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있다가

침대로 기어들어가 거의 12시간을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잤다.

푹 자는 것처럼 좋은 느낌은 없는 것 같다.




오늘의 감사:

잘 먹고 잘 자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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