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신앙에 대한 질문들

by 꽃피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무엇일까?

예상했겠지만 정답은 기독교다.

2022년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49%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31%가 기독교인이라고 답했다. 나 역시 그 31%에 속한 사람이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난다.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신앙을 이어가는 이들 '가나안성도'라고 부른다.

교회에 '안나가'를 거꾸로 읽은 표현이다.

2018년 개신교 내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개신교인 중 가나안성도 비율이 20%를 넘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그 수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고백하자면 나 역시 기독교에 대한 의심을 걷잡을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신은 없다고 거부하려 했던 순간도 있었다. 교회와 목사에게 실망했고 그런 교회를 방치하는 듯한 신이 원망스러웠다. 예배당에서 설교를 들으면서도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믿어지지 않는데 억지로 믿으려 할수록 의심은 더 깊어졌다.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는 말을 들을 때면,

'왜 나는 계속 의심이 드는 걸까?' 하는 죄책감이 나를 짓눌렀다.

하지만 돌아보면 바로 그 의심 덕분에 내 신앙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아무 의심 없이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깊어지면 의심이 들 수도 있다. 오히려 충분히 의심해 본 사람만이 자신이 무엇을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은 아닐까?

도마가 부활한 예수를 직접 확인하고서야 고백했던 것처럼 의심은 믿음의 반대편이 아니라 또 다른 통로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의심 때문에 성경을 더 깊이 읽었고, 기독교 역사를 공부했다. 천주교 성당과 정교회, 심지어 이슬람사원에도 가보았다. 그 과정을 통해 기독교의 특징을 더 또렷이 이해하게 되었고, 내 신앙은 더 단단해졌다.


통계상으로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같은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니던 어린 시절과 의심을 거쳐 스스로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심한 지금은 분명 다르다.


어쩌면 누군가는 내 모습을 보고 믿음이 식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여러 교회를 다녀본 끝에 나는 가치관이 맞는 교회를 선택했고 익명성을 유지한 채 가고 싶을 때만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신은 나를 사랑하시며 이 세상은 궁극적으로 선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고.

물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 앞에서 신에게 분노하고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조차도 신이 허용하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목회자도 아니고 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그저 한 명의 평범한 기독교인으로서, 의심을 통과해 온 사람일 뿐이다.

기독교를 변호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

그리고 여전히 품고 있는 의문에 대한 기록이다.


혹시 지금, 같은 질문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가 작은 숨구멍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