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들의 전과기록을 보고 든 생각

by 꽃피랑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등록이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출마했을까?

호기심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서 내가 일하는 지역의회 예비후보들을 살펴보았다.

지역별로 후보자의 사진과 소속정당, 이름, 직업, 학력, 전과기록 유무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등록한 9명의 예비후보 중 전과가 없는 사람은 단 2명이었다.

'민주화운동을 했다면 집시법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전과가 생길 수도 있지.'

그런 생각으로 이름을 눌러 상세 전과이력을 하나씩 확인해 보았다.

음주운전, 전자금융거래법이나 근로기준법 위반 같은 경제범죄, 심지어 상해와 교통사고 치사로 1,0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후보들은 좀 나으려나?'

다행히 전과자의 비율은 적었지만 1명이 상해, 모욕, 공동상해, 배임 등을 저지른 전과5범이었다.


우리나라는 시민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피선거권을 제한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선거범죄,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등 공직 관련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내가 봤던 전과기록들은 벌금형이었으니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상해나 모욕을 저지른 사람들이 의원이 되면 어쩌지?"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대할 때마다 녹취를 해야겠다며 씁쓸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법을 어긴 사람이 어떻게 시민을 대표하고 집행부에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인간이니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

이미 처벌을 받고 진심으로 뉘우쳤다면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전과의 경중과 반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지방의원은 지역활동이나 국회의원 선거 지원 등의 활동 정도로도 후보가 될 수 있다. 자영업자나 지역 유지,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출마하지만 50대 이상의 남성 위주이며, 청년이나 여성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문제는 대다수 시민들이 후보 개인이나 공약보다는 정당만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인회, 종교단체, 향우회, 체육회 같은 조직에서 오래 활동하여 지역네트워크가 있는 사람이 공천에 유리하다. 특히 이번 선거처럼 특정 정당 후보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에서는 내부 경선이 치열하지만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하다. 반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당에서는 내세울 인력풀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과 이력보다는 지역 인맥을 우선하여 공천하는 경우도 생긴다.


선관위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지역구 예비후보를 직접 찾아본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었다.

후보자 이름 하나만 클릭해도 전과기록부터 재산신고까지 볼 수 있다.

전과 이력이 있는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보다는 공약이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가치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정당만 보고 투표한다면, 결국 우리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우리 지역의 일을 결정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표를 주느냐에 따라 정치의 수준도 달라지지 않을까.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형편없는 사람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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