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0 22:30

친구에게

by All Kim

이빛나

안녕 잘 있었냐?

우리 못 본 지도 벌써 일 년이구나..

예전엔 정말 지겹게 붙어 다녔는데,

혼자 다니는 게 어색할 정도였지

사람들도 너 없음 나한테 너 어디 갔냐고 했고

나없음 너한테 나 어디 갔냐고 물을 정도

였으니까

그래 이렇게 편지 쓰는 것도 어색한 거 알지?

나 호주 온 거는 알고 있으려나?

너의 성격으로 볼 때 충분히 알고 따라왔을지도...

예전엔 너한테 할 말이 참 많아서 쉬지 않고

떠들어 댔었는데 이젠 말하고 싶어도

어디 말할 데가 없어서

점점 할 말을 잊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솔직히 네가 나 귀찮게 한 거 알지?

근데 그런 것도 지금은 참 많이 그립다

항상 내 옆에 네가 있어서 난 천하무적이었는데

그래도 네가 간지 일 년째 되는 날인데 내가 너

찾아갈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해줄게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 진짜야

네가 있을 때 내가 이렇게만 상냥하고

너를 소중히 만 대했다면

넌 조금 덜 힘들었겠지 난 네가 정말 편했어

그래서 그랬어

우린 참 여러 가지 추억이 많은 거 같아

솔직히 4년,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냈던 시간들은 마치 40년과 같은

긴 시간이었어

동감?

처음에 너 가고 나 정말 많이 힘들었었다

지금에야 너한테 말하는 거지만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나 잘 울지도 않는데

맨날 눈물이 나고 세상에 갑자기 나 혼자만 남은

그런 기분이었어

내가 이제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맨날 하늘만 보고 너랑 했던 것

네가 한 행동들 떠올리면서

너를 너의 모습들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퍼 울기만 했다

눈물밖에 안 나오더라고 신기하게

그래서 네가 참 미웠어

왜 나만 남겨놓고 이렇게 미안함만 남겨놓고

너 없인 어떤 것도 어색하게 만들어놓고

왜 혼자 가버렸는지

아직 안 물어본 게 너무나 많았거든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넌 내 옆에 평생 있을 줄 알아서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아

유독 아플 때 심심할 때 기념일에 술 먹을 때

밥 먹을 때 날씨가 좋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네가 더 많이 생각난다

요즘은 네가 없어서 내 싸이 사진이 잘 안 바뀌어

그전엔 그만 좀 찍으라고 그래도 몰래몰래

네가 사진 다 찍어놔서

사진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애써 많이 찍을라고 그래도 나 혼자

내 사진 찍는 거는 내가 워낙 못하잖아

먹고 싶은 거 있다고 하면

같이 먹으러 가는 사람도 너였고

아플 때 챙겨주는 사람도 너였고

속 얘기 다 했던 사람도 너였고

나를 나보다 많이 알던 사람도 너였으니

난 나를 떠나보낸 것과 같았어

내년 내 생일 니 생일 아해 생일 은정이 생일에도

안 오는 거지?

참 나 살 진짜 많이 찌고

머리도 엄청 길었다

네가 있었으면 미용실엔 진작 갔을 거고

자극받아서 살도 뺐을 텐데

놀릴 사람이 없어서 엄청 재미없어

너한테는 여러모로 내가 진 빚이 참 많았는데

그래서 난 정말 너한테 다 갚아줄라고 했었는데

네가 원하는 카페도 난 정말 차려줄라고 했었어

정말

아 그리고 나 스카이 다이빙하러 간다

뭘 할지 엄청 오래 고민했는데

번지 점프하려고 했었는데

엄청 알아봐도 시드니 근처에서

하기는 힘들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스카이 다이빙으로 정했지

제일 가까이서 인사하고 싶었어

언제나 네가 먼저 다가왔지만 이젠

내가 가는 수밖에 엄청 횡설수설한다

더 할 말 많은데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만나면 다시 얘기하자

나도 니 생활이 무지 궁금하니까

너한테 따뜻한 말 제대로 한적 없지만

항상 내 옆에서 그림자같이 날 지켜주던

이빛나야

정말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보고 싶다

2006 9 21을 삼십 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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