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 CPO role의 요건
초기 스타트업 CPO 1년차가 되면서 직무회고를 해보았습니다. 예비창업가나 초기창업가 중, IT쪽 비즈니스를 꿈꾸는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쥬니어 서비스 기획자, PM, PO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 아는 내용이실수도 있긴 합니다.
시니어 분들과 이미 멋진 팀과 기업을 이끌고 있는 분들이 읽으시면 너무 부끄러운 글이니 허허참 나도 이럴때가 있었지 하고 넘어가주세요!!!!
*글을 계속 수정해서 브런치글로만 원문을 남김. 계속 수정해나가면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레퍼런스들을 링크로 달아둘 예정.
2022년 2월이 되어가며, 소규모 초기스타트업(대표 제외 6인 근무 기업)의 CPO 1년차가 되어가므로, CPO role에 대해서 한 번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미래의 제가 다시 봤을 때 너무나도 부끄러울 글이 될 확률이 매우 높지만, 퓨어블랙 CPO 1년차는 살면서 한 번 뿐인거니까 정리해봅니다.
퓨어블랙은 2020년 11월에 공동창업 논의를 시작해서, 2021년 2월에 사무실에 혼자 출근해서 서비스 기획을 시작했고, 2021년 4월에 법인 설립, 이후 2021년 11월에 서비스를 정식으로 런칭하였습니다. 아직은 매우 유의미한 숫자를 찍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퓨어블랙은 교육계의 트위치, 학원계의 스팀을 꿈꿉니다.)
- 제품/서비스가 전개되는 마켓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게끔 제품/서비스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함 Product Roadmap(2주,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을 그릴 줄 알아야 함. *제품/서비스를 만들 줄 알아야함. 기능 정의를 할 줄 알아야함이 아님. 제품/서비스로 고객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그래서 어떻게 당신의 삶이 더 나아지는지'를 풀어낼 줄 알아야 함.
- 그러한 제품/서비스를 위해 기획 관련한 기본적인 역량과 스킬이 있는 자(Figma, Whimsical, Octopus, Miro, Allo, Notion, Atlassian 생태계 등을 활용하여 PRD, Storyboard, Wireframe, Sitemap등을 쓰고 그릴 줄 알아야 함. 물론 최초로 만들어낸 문서는 대부분이 별로임으로, 팀원과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더 나은 문서 또는 실제 제품의 상태로 변화시키는게 더욱 중요함)
- 그러한 기획이 제대로 제품/서비스로 구현될수 있도록 제품팀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일을 실제 제품/서비스로 빌드되게끔 이끌고 매니징할 줄 아는 자(Jira, Productboard, Asana 등을 활용하여 Sprint를 관리하고, Product Roadmap을 관리할 줄 알아야함. Slack의 다양한 기능과 채널 분산화는 기본. 특히 이러한 팀의 시스템을 짤 때, 처음부터 100% Remote with time zone bias(asynchronized) 가능하게 시스템을 짜두면 다양한 비즈니스 변화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으므로 추천.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다른 많은 고민(특히 채용과 Culture)이 전제되어야 함.)
- 그러한 제품/서비스를 구현하는 와중 자체개발이 불필요한 항목에 대하여 적합한 3rd party, SDK, API를 바로 쓸 수 있도록 해당 영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자 또는 검색능력이 출중한 자 또는 그러한 대화를 빠르게 나눌 수 있는 다수의 커뮤니티에 속한 자(결제는 뭘로 붙임? 본인인증 뭘로함? 이메일/문자푸쉬 어떻게함? 에디터 뭘로 함? 비디오 플레이어 뭘로 함? NPS어케받음? 피드백 어케받음? 등등에 대해 항목별로 최소 2-3개의 업체를 알고 비용부터 주요 정책 정도의 브리프는 알고 있어야함. Payple, Danal, Aligo, Stibee, Typeform 등등... AWS도 필수적인듯. 이외에 산업군에 따라 이제 Twilio, Sendbird, Crema와 같이 버티컬하지만 끝장나게 잘하는 곳들도 알아야 할 듯. 여담이지만 그래서 이 직군 사람들은 미국 주식(IT기업 많은 NYSE(S&P500)이랑 나스닥)도 하는게 좋다.)
- 그렇게 만들어지는 제품/서비스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더 나은 제품을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데이터 영역에 대해 꿰고 있는 자(기획단부터 Data Chart, Flow Chart, Data Index를 미리 쓸 줄 알아야하며, 백엔드와 소통하며 실현 가능한 항목들로 최적화 할줄 알아야 함. 특히 실제 제품 개발 들어가기 전에, 백엔드와 소통하며 데이터 구조를 얼마나 잘 짜놓느냐에 따라 추후 업무가 주에서 월단위로 공수가 바뀜... 또한 제품 오픈 전에는 GA, GA4, GTM, Amplitude, Mixpanel, Hotjar 등 데이터 트래킹 툴을 알맞게 붙일 줄 알아야 함. 이건 늦게 붙이면 답도 없으므로..(이벤트는 나중에 구체화하더라도))
- 이렇게 만들어지는 제품/서비스의 사용자...가 아닌 소중한 고객들의 소중한 데이터를 구체화하여 알맞은 고객에게 알맞은 정보를 알맞은 때에 알맞은 형태로 전달할 수 있게끔 해주는 CRM 영역에 대해 꿰고 있는 자(기획단부터 User information에 대해 빠삭하게 인지하고, sign-up 만들 때 어떤 데이터를 필수/추가로 받을지 잘 저울질 해야함. 그리고 CRM툴로 뭘 쓸지 고민해야함. 보통 Intercom이 정답이긴한데, 요즘 채널톡도 무척이나 좋아져서 굿굿(생각보다 영어에 부담을 느끼는 팀원들이 있는데 한글화된 채널톡이 그 프레셔를 해결해주기 매우 적합함. 무엇보다 인터콤 쓰면 chat 대응할 때 가끔 한글 깨짐 ㅠㅠ)이외에 Zendesk, Hubspot등의 정답들도 있음. 사용자 정보 파악하기 어려우면 CRM 툴 미리 가입해서 둘러보기만해도 대부분의 general case는 확보 가능함)
- 이렇게해서 탄생한 제품/서비스를 '돌아가게' 만들기 위해 AARRR 해적 지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위에 뛰놀면서 Flywheel을 만들려고 하는 자. 지표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것은 정의를 나열하는 것을 떠나서 알맞은 상황에 알맞은 지표를 활용하여 정의를 내리고 가설을 세운 이후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함. 그리고 이렇게 퍼널 단위로 정의를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하면서 우리 팀만의, 우리 제품만의 플라이휠을 만들어내서 이를 프레임워크화시키고 알맞은 담당자(Product Marketing Manager? Customer Success Manager? Sales?)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잘 정리해서 쑥쑥 던져줘야 함.
- 그리고 이 모든게 사회의 기준에 잘 부합할 수 있게끔 리걸 이슈들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방어할 줄 아는 자.(다시 말해서 이용약관과 개인정보보호정책과 결제 및 환불 안내 문서를 다 쓸줄알아야 함. 개인정보보호정책은 여기에서 general case를 빠르게 만들 수 있음. 이용약관은 정답이 없으므로... 열심히... 잘... 써야함. )
- 그리고 아래의 2, 3번 영역에서의 일들과 맞물려서 계속해서 2주, 1달, 3개월, 6개월 뒤의 시장을 예측하고 이에 알맞은 비즈니스 로드맵과 프로덕트 로드맵을 그려나갈 줄 아는 자(이 부분은 CEO와의 공동업무이긴 함)
- 위처럼 해서 탄생중인(제품은 언제나 -ing..!) 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더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게끔 조직관리, 조직문화 이론에 빠삭해야함.(Agile이 철학이란걸 알아야함, Lean은 이제 고객들이 피로해한다는걸 알아야함, Growth는 말로 하는게 아니고 잘 짜여진 시스템을 설계하는거에서 출발한다는걸 알아야 함, Sprint가 꼭 정답이 아니란 것도 알아야 함, OKR 하면 본인이 제일 피곤해야한다는 걸 알아야함(프레임워크 만들고, 설득하고, 영감을 주고... 완전 죽음임 부정적 의미가 아니고, 정말로 말 그대로 에너지 소모가 엄청남), One on One 하고나면 그거 다 고스란히 Culture Deck으로 반영하고 적합한 시기에 announcement 할 줄 알아야함(그리고 소규모 팀이면 그거 다 너가해야한다는거 알아야함. 무엇보다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실되게 얘기하는 세션을 계속해서 갖는다는것은 무언가 영혼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모하는 느낌. 하고나면 굉장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 그리고 위와 같은 여러 조직문화, 방법론, 프레임워크 등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론과 툴을 확실하게 인지 하고 있어야 함(Slack, Lemonbase, Flex, Tandum, Allo 등을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정말 멋지고 위대한 기업, 팀들의 이야기에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정보를 습득해야함.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배우면 나도 모르게 다양한 에러와 실수를 사전에 방어할 수 있게 됨(지나고보면 깨닫게 됨). 그런 의미에서 요즘 멋진 기업과 팀의 이야기가 정말로 많이 풀려서 너무너무 좋고 감사함. (만난 적 없지만) 선배님들 최고!)
- 그렇게 해서 잘 짜여진 구조로 팀이 일하다 보면, 나(CPO) 빼고 모두가 전문직종의 인원들이며 그말인즉슨 전문직종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다양한 업무에 대해서는 본인이 대응해야한다는걸 알게 됨. 이슈가 있는데, 담당자가 없다. 그것 또한 팀의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임. (그냥 OKR Check-in, Daily Stand-up 때 2초 이상 정적 흐르면 그냥 아 저거 내가 해야하는거구나~ 하면 됨)
덧.
Product team을 구성하고 나면, 남은 할 일들은 이제 Sales, Marketing, Operation(CS&CX) 정도가 있음.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이걸 C-level이 모두 직접 해야함. 광고성/정보성 문자/이메일. 고객 문의. (중개플랫폼일 경우) 전문가한테 소개/설명. 고객의 소리 대응(답변부터 제품단의 연결까지). 큰 단의 마케팅 전략부터 콘텐츠 피드백 등등등...이걸 굳이 CPO가 해야하는 이유는, 추후 들어올 팀원들을 위해 제품의 현재 상태와 미래 로드맵에 알맞은 형태의 프레임워크를 미리 짜두어야하는데, 그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CPO이기 때문. User Data 가장 잘 아는 사람이 CPO이니 operation 설계하는거고, 제품의 매력 가장 잘 아는 사람이 CPO이니 마케팅 전략과 메세지를 만드는거고, 제품의 미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CPO이니 세일즈 전략을 만들거나 직접 세일즈를 뛰는거고...
CPO가 CPO하기 이전에 Operation, Sales, Brand Marketor, Contents Marketor, Customer Success Manager 등의 직무를 겪어두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됨. 또한 다양한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으면 매우매우 좋을 듯.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벼려진 칼날로 바꾸는게 CPO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이므로, 다양한 경험은 필수.
나처럼 개발쪽 지식이 전무할 경우 좀 어려운 부분이 생기긴 하지만, 이는 기획서를 쓰고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받다보면 점점 나아지는 듯. 물론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술 스택'에 대해 먼저 제안을 못한다는게 아쉽지만, 이건 추후 CTO등을 모실 수 있게 된다면 해결 될 듯.
(실제론 안 그럴지라도 본인은 그렇다고 생각해야함. 강력한 확신이 효율과 효과를 이끌어 냄. 사짜이면 어차피 팀원들이 알아서 빨리 퇴사할거니까 걱정말고 강력한 확신을 가지면 됨)
- 위처럼 소중하게 만들어진 팀과 제품이, 정말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장에 선전해야함. 세그먼트에 들어가는 이와 만난다면 꼭 proposal을 던져봐야 함. 세일즈를 한다거나 채용을 한다는게 아니고, '내가 시장을 이렇게 분석했고, 이런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해결책을 제안하는데, 님은 이거 동의함?'을 계속해서 확인해야함. 흔히 말하는 GTM(GoToMarket) 전략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확인해야함. 내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도 먹히는지. 나 혼자만의 상상은 아닌지. 또는 우리 팀만의 상상은 아닌지... (만나는 모든이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다고 봄. 유효한, 알맞은 타겟과 대화하고 피드백을 얻는게 더더더더더 중요. 시장에 관계없는 사람 1000명의 피드백보다 해당 시장 사람 1명의 피드백이 더더더더 중요)
- 그리고 위를 통해 확인해낸 GTM을 각 실무자의 언어에 맞게 풀어내어서 Deck을 가지고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내가 파악하고 있는 시장의 상황과 그에 대한 대응 전략'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세션으로 진행해야함. 꼭 시간 잡고 뭘 할 필요 없이, 슬랙에서, 밥 먹다가도, OKR Check-in 전중후 중 한 번, 계속해서 팀원에게 말을 해야함. 내가 보는 시장의 과거 현재 미래와 팀원이 보는 시장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일치시켜야함. GTM을 문서로 정리하려면 오히려 막히거나 한나절 걸리는 듯. 그 때 그 때의 무드를 전달한다 정도(진짜 미친듯한 aligned 추구를 해야함)로 팀에게 공유하면, 오히려 팀이 나에게 정답을 줄 때가 매우 많음. 특히 이런 대화를 하다보면 팀원이 파악한 세부데이터가 이야기 나올때가 많은데 그걸 통해 비로소 우리는 aligned를 넘어서서 비전까지 보게되는 듯. 결국 알맞은 GTM 전략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게 되고.
- 그리고 이렇게 해서 시장을 지배한다고 확신이 들고, 스케일을 키워야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제 이 때부터 사업계획서와 IR 자료를 CEO와 격하게 토론하고 논의하며 만들어야 함. 이 때쯤 오면 사업 초기에, 창업 이전에 생각했던 생각과 가설은 거의 초등학교 시절 빼빼로 좀 받았다고 하하 나 인기가 좀 있구나!라고 했던 기억과 유사한 생각 또는 가설이라고 볼 수 있음.(실화 아님. 암튼 아님.)
- 사업계획서를 쓰고 IR 자료를 만든다는 것은,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것과 동의어일 수 있지만, 반대로 내가 확신을 갖고 파악한 세상, 시장, 해결책(=제품,팀)이 진짜로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먹히는지, makes sense 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란 점에서 매우매우 중요함. 본인이 돈을 투자하는 것 만큼 우리 사업에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음.
정리.
초기 스타트업 CPO는 Marketing <-> Sales <-> Product <-> CX(including post-sales) <-> Team <-> Culture 모든 영역에 대해 아우를 줄 알고 어떻게든 헤쳐나가야할 줄 알아야하고, 이를 위해 CPO 본인이 충분한 data <-> information <-> knowledge <-> wisdome <-> insight <-> (본인만의 확고한) conclusion(opinion or proposal) 을 지니고 있어야 함(지니고 있으며 계속해서 개선해나가야 함. 이 부분은 뭔가 업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공통되게 필요한 요소 같기도 함)
*끝에 붙인 본인만의 확고한 conclusion이란 건 다음과 같은 뜻임. 수 많은 데이터, 정보, 지식, 지혜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걸 가지고 내린 나만의 결론, 내가 세상에 던지는 아젠다, 그리고 그걸 관철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충분한 근거들이 가장 중요한 듯. 비즈니스는 나만의 논제로 세상을 설득시키는 일인 듯.(이라고 비즈니스 1년차가 말했다.)
글을 다 쓰고나니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할 점이 보인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 다시 열심히 살고 다음에는 더 나은 글을 써봐야겠다. 나는 언제쯤이면 초고 쓰고 퇴고 쓰고 교정하며 글을 쓸까? (돈 받는 글을 쓸 때는 그렇게 하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