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26편
<혼자 점심 먹는 사람들을 위한 산문>이라는 책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힘들때 먹는 자가 일류>라니. 역시 책 제목을 잘 지어야하는구나. 보는 자는 웃기지만 쓴 자는 진지할 것만 같은 글들로 채워져 있을 것 같은. 자신만의 독보적 세계를 가꾸었을 듯한 제목의 그 책을 머지않아 만났다.
예전에 대학생이었을 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몸에 쌓인다고. 특히 술은 체내에 축적되는 게 아닐까. 그때도 먹는 양보다는 내 입에 맛있는 걸 조금이라도 먹는 기쁨을 추구했나보다. 밥을 꼭 먹어야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스스로 선택해 먹는 게 좋다고 믿었으니까.
이 책의 저자는 푸드 관련 잡지에서 음식과 술 관련 글들을 쓰며 밥벌이를 한 사람이다. 글을 얼마나 맛깔나게 쓰는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꼬막무침에 참기름 휘휘 둘러 퍼먹을 생각에 미소가 삐져나온다는 소리엔, 내가 좋아하는 무생채에 참기름 휘휘 둘러 비벼먹는 무생채비빔밥이 절로 생각났다. 꼭 동일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도 왜 음식과 얽힌 사람들의 추억 이야기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얘기, 음식에 담은 누군가의 정성 얘기, 음식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한가지 길로 자신을 단련해온 사람들이 주는 선명한 답들에 대한 경탄, 사랑했던 사람과 음식을 만들며 나눈 추억들. 음식에 관한 한사람의 에피소드들을 총망라한 느낌이었다.
'먹는 일이야말로 가장 투명한 유희'이고 '지속가능한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 '평범한 하루는 그저 먹기위해 굴러간다'는 말도. 난 대화를 해보고픈 사람과 맛있는 점심밥을 뭐 먹을까 생각하는데 머리의 오분의 일 정도는 쓰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대화하기 좋은 사람의 조합은 하루의 꽤 큰 낙이니. 그리고 기념사진을 남긴다. 오늘의 나와 그대가 가장 빛나고 즐거운 순간이 지금이라고 느끼게 환한 미소를 담아서. 이 책을 읽으면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좋은 사람을 만나 맛있는 무언가를 먹을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