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이름과 직함을 넘어 내 이름으로 살아남기
맨날 간보며 잰다고 죽치고 있지 말고, 일단 시작해봐.
해보고 아니면 아닌 거고, 맞으면 맞는 거지.
아니면 다시 시작하면 돼.
백 살까지 산다는데 뭐가 걱정이냐.
와인 수입사 혹은 1인 창업을 꿈꾸는 당신에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바로 망설이지 말고 뛰어들라는 것입니다. 취향이 직업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할 때, 주위의 반응은 대부분 "하지 마라"는 만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는 개인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고 말합니다. 해보고 아니면 다시 일어서면 되고, 이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됩니다.
나는 오랫동안 회사를 다녔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마시는 달콤한 커피 한 잔, 빽빽한 빌딩 숲에서 점심 메뉴를 고르는 소소한 즐거움이 일상이었죠. 퇴근길에 동료들이랑 맥주를 마시면서 회사욕도 많이 하고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외국계 회사와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며, 성과와 효율을 쫓는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좋은 회사였고, 나는 그 회사의 이름을 앞세워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문득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 공허하게 다가왔습니다. '회사'라는 이름표를 떼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바로 이 답답함이 일에 대한 권태를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퇴사를 준비했지만, 그 여정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올 것이라고는 그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탈리아로 떠난 여행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좋은 와인들을 경험하고, 신선한 식재료,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즐기며 와인이라는 상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와인을 대하는 태도와 문화가 좋았습니다. 서울 사람인 내가 느끼기에는 참 여유로웠으며, 와인 한 병에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와인 한 병에는 그 지역의 기후와 토양, 햇살과 바람이 담겨 있고, 와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그 맛을 빚어낸 발효 과정까지 모든 것이 섬세하게 짜여진 결과물이었습니다. 그것은 빠르게 결과를 위주로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던 나 자신에게 반성과 위안을 주었고, 나는 그것에 매료되었습니다.
이 매료됨은 결국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되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마지막 회사에 대한 미련은 없었지만, 그 조직을 벗어나 온전히 나의 이름으로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몰래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외근을 핑계 삼아 이리저리 다니며 행정 서류에 대해 질의하고, 화장실에 숨어 서류를 작성했죠.
나는 모두가 자신의 이름으로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이름과 직함으로 사는 것도 좋습니다.
당신이 그 네모난 명함 안에서 만족을 느낀다면, 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물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우물 밖에는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하다면, 혹은 날아다니는 새는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면, 나는 꿈과 희망, 그리고 절망과 용기를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당신이 나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