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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by 팬지

20년 만에 연락 온 지인이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네 블로그 잘 보고 있어.

얼마 전에 아들 대학보냈더라~“


반가우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알고 보니,

내 블로그를 몰래 지켜보던 또 다른 지인이

그에게 이야기를 해준 것이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 사이에서 내 블로그가

이야기꺼리가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블로그는

내 기록의 공간이다.


공개된 것이니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사실 보잘것 없는

나의 온라인 일기장을

고정 방문해주고 때로는

공감과 댓글을 남겨주는 분들을

무지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내 블로그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순간

정말 기분이 거지같았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 블로그를 보게 된 거라면

짧은 안부인사라도 건넸으면 좋았을 텐데.


또 내 블로그를 다른 지인에게 알리는건 뭐람?

내 허락도 없이.



이후 나는 블로그 글

대부분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내 마음을 기록해 둔다.


#블로그의온도 #온라인일기장 #그냥인사한마디했더라면 #나블로그왜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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