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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반컬티스트 Jan 31. 2018

[도시재생 키워드] 빈집, 국내 대처 방안은?-예술 편


빈집 1편 '도시재생, 빈집을 잡아라' : 국내 빈집의 현황과 빈집의 활용 가능성

빈집 2편 '빈집, 예술이 피어나는 공간으로'  : 일본의 빈집 활용 방안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고 있다는 한국.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빈집의 문제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에 더해 주택 공급 과잉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는 빈집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국내에도 일본처럼 빈집에 예술을 입히려는 시도들이 있어왔다. 일본만큼 그 역사가 깊지는 않지만, 빈집 활용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의 경우, 빈집에 예술을 접목시킨 사례 중 많이 볼 수 있는 형태가 빈집 레지던시다.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 내지 생활 공간으로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지역에 예술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한국의 마추픽추’로 유명한 이곳에 빈집 레지던시 4채가 운영 중이다. 현재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동시에 전시장의 역할도 담당한다.

감천문화마을은 낙후된 달동네를 문화마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2009년에 착수했다. 마을 곳곳에 벽화가 그려졌고, 설치 작품이 놓였다. 이로써, 기존 마을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벗는데 성공했지만 주거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벽화마을과 작품으로 인해 외지인이 찾아왔지만,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건 소음과 쓰레기뿐이었다.


2013년엔 문화마을이란 타이틀을 보다 견고히 했다. 진정한 문화마을로 도약하기 위해 ‘빈집 레지던시 감내풍경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감천마을에 놓인 폐가 6채를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과 전시장으로 바꾸는 프로젝트였다. 여기엔 유명 건축가 승효상, 조성룡, 김인철, 프란시스코 사닌이 참여했다. 2년간의 설계와 시공 작업 끝에 빈집은 4채의 건축 작품으로 탄생했고, 2015년 11월부터 예술가들이 입주했다. 현재 이곳은 무료로 개방돼, 방문객과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부산문화재단이 빈집을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반딧불이 창작공간 사업’이다. 빈집을 기부받아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3호점이 마련됐다. 이곳에 입주한 예술가들은 창작활동 외에도 주민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펼치고 있다.


                                                                               

빈집에 예술을 입힌다는 의미

빈집에 예술을 입히는 것은 예술이 갖고 있는 힘을 알기 때문이다.

예술은 사람들을 끄는 매력을 갖고 있다. 예술과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곳에는 독특한 문화와 감성적인 상점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문화와 상점들은 외지인을 끌어들인다. 지역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해 원주민들이 내몰린다는 '둥지 내몰림' 현상이 문제가 되지만, 예술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은 서촌, 홍대 인근, 상수동, 경리단길 등이 그랬다. 과거에 평범했던 거주지가 모여든 예술가들로 인해, 외지로부터 많은 방문객이 찾는 '핫'한 구역이 됐다. 오죽하면 부동산 업계에서는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에 투자하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일까.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활성화와 원주민들의 내몰림 현상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원주민들의 내몰림 현상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지역에 예술과 예술가가 들어오면 주민들의 문화예술향유 기회가 확대된다. 주민들은 작품을 감상하고, 갤러리를 둘러보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또한 예술가들이 제공하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의 커뮤니티 역할을 복구시켜 주기도 한다.

빈집을 예술작품으로 활용하든, 예술가들의 레지던시로 활용하든 빈집에 예술을 접목하는 방안은 지역활성화와 주민들의 문화복지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빈집이 증가하고 있는 빈집 대란 시대에 많은 빈집들이 과거의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채, 주민들과 예술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거점지로 재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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