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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영 Aug 06. 2022

약 30kg를 감량한, 압축성장의 비결

작전명: [정상체중]

난 살면서 한 번도 정상체중인 적 없었다. 물론 태어났을 때 당시 몸무게는 정상 제중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건 엄마가 출산 시에 덜 힘들었단 뜻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먹는 것이 너무 좋다. 얼마 전 지출내역을 살피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먹는 데에 월급의 4분의 1 이상을 먹는 데에만 지출 한다는 사실이었다. 편의점, 카페, 디저트 맛집, 마켓컬리, 배달음식, 인터넷 먹거리 쇼핑 등등....이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는 사실 내 월급에서만 계산한 돈이지, 모아둔 돈에서 지출한 식비는 계산조차 되지 않는다. 암턴지간에 경제학자 엥겔은 엥겔지수라는 것을 정의 하였는데 소득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내 월급에서 절반을 뺀 후 식료품비를 그보다 많이 지출하느냐 아니냐를, 실질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알아보는 활동이다.

난 솔직히 내가 정신줄 잡고 폭식을 하지 않는 한, 내 엥겔지수는 25%에서 30%라고 생각한다. 이는 엥겔이 분류한 소득 상위층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소득 상위층...누구인가! 나는 아니다ㅋㅋㅋ), 이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이유는 내가 단백질 위주로의 식단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기껏해야 200g 내외를 한 끼니로 먹을까 말까 한다. 먹고 싶으면 더 먹어도 된다. 그리고 이 식단의 장점은 단백질+지방 식사를 하면 느끼해서 다음 끼니를 별로 먹고 싶지 않아진다. (반면에 탄수화물은 밥을 먹고 나면 디저트가 땡기기 마련이다.) 나는 1일 2식을 하며 식비를 줄였고 간식을 안 먹는다. 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요리 해먹는다. 고정적인 식재료 지출로, 식재료의 시장가가 오르지 않는 한 꽤나 안정적인 지출 구조이다. 왜냐하면 충동적으로 (주로, 탄수화물) 음식을 사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이어트로 삶이 바뀐 것이다. 여전히 먹는 것이 좋지만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한 식비를 제외하고는 줄여보자는 "의지"가 생겼다. 반면에 나는 이제 갑자기 "@@ 해볼래!" 하면서 투지를 불태우는 것을 객기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는 전혀 현재 조건과 미래 상황을 고려한 행동이 아니다. 그냥 간접경험을 통해 "@@ 해야겠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뿐이다.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내가 아는 사실과 나의 행동을 (꾸준히, 기복 없이) 일치 시키는 것. 그것이 진짜 의지이다. 그래서 굳이 의지를 내 안의 정신력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정신력은 고갈되는 자원이라 금방 번아웃이 올 것이다. 내가 돈도 버는데 이 못말리는 (저칼로리, 굶는) 다이어트까지 해야되냐면서 말이다. 그럴 필요 없다. 가진 돈을 이용해서 효율과 의지를 사시길 바란다.


(내츄럴함 주의ㅎㅎㅎ)혹시 머리는 라마가 핥고 갔는지?

목표가 50kg니 뭐니 해도 역시 나의 첫 목표는 정상체중이었다.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 나 자신의 안 좋은 습관을 탈피해서라도 얻어보고 싶은 것이었다. 이제 체중을 2~4kg 감량하면  목표달성을 앞두고 있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용기를 내어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가보는 일. 그게 목표를 이루는 일에도 필요한 줄 몰랐다. 성취란 것은 그냥 쌍수들고 환영할 줄 알았지 그게 내가 기존에 가졌던 생활 습관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단 뜻일 줄은 몰랐다.

편의점, 카페 규칙적으로 그만 가고 다른 관심분야에 소비를 해보거나 지출을 줄이는 일. 말 그대로 93kg의 삶에서 정상체중의 20대 엘라이가 되는 일. 낯설다.

편하고 익숙하지만 몸에 나쁜 것을 버리고, 지속가능한 생활습관을 따르는 일을 한다. 그게 내가 해왔던 압축성장의 비결이 아닐까 한다. 잘 될 것이다.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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