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앨리 Nov 04. 2022

진심을 전하는 글을 쓰는 리더

일과 삶의 레퍼런스 수집기

얼마 전,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대표의 칠순 파티가 있었다. 스물일곱 살에 폐간 직전의 잡지를 '시집갈 돈 털어' 인수한 대표는 46년 동안 세월을 거쳐 회사를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CEO 이자, 한국 디자인과 미디어의 여걸이기도 하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낫게, 늘 새롭게 시도하는 대표의 열정은 일을 하는 한 사람으로 존경스럽다.




아침 신문에서 찾는 이슈, 관심 있게 봐야 할 전시, 읽어보면 좋을 책, 알아두고 인터뷰하면 좋은 인물들을 공유하는 대표의 메일은 일이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는 '아... 대표님 정말.. 이런 것까지...'라는 푸념도 나오고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귀찮고 부담스러운 대표의 메일인데, 얼마 전 대표가 쓴  메일을 나는  읽고 또 읽었다. 칠순 잔치를 준비해 준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읽는 동안 나는 '내가 이런 멋진 리더와 가까이에서 일하고 있다니'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틀에 박힌 문장이나 형용사가 넘쳐나는 아름다운 문장 대신, 직원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을 담담하지만 무겁지 않게 전하는 리더의 글이 직원인 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적재적소의 상황에 리더의 진심과 마음을 담은 글은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직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제대로 전할 줄 아는 리더, 그것만으로도 직원들을 동기 부여할 수 있다. 칠순 대표의 글은 나의 마음을 직원들에게 제대로 효과적으로 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좋은 레퍼런스다.




○○○○○ 여러분!


지난주 화요일 제 생일이었습니다.

그 전날 모이소에서 깜짝 파티를 열어주셨고요.

 


"누가 칠십 생일이라고?"

그날도 남의 생일 같기만 했습니다.

웃어야 하는데 의구심이 나는 웃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그리고 다음날 아침 생일을 맞으면서도 자꾸 되뇌어 보았습니다.

… 칠십이 나라고… 엥? 나요?...

어떻게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할지를 평상시와 달리 생각해 보려 애썼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는 몹시 바빴습니다.

이제야 차분하게 제 책상에 앉았습니다.

거울 앞에 앉은 누이처럼… (이 시를 기억하기를)


나이 들어서 판단이 흐려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이 들어서 용기가 없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이 들어서 여러분들을 더 따듯하게 북돋우는 마음을 더 준비하겠습니다.

나이 들어서 세상을 더 너그럽게 보고, 그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가 만든 이 작은 회사에 모여서 함께 일을 한다는 데 대한

남다른 인연에 의미를 더 새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애정하고 더 성장하고는 곳으로 만드는 보답은

회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 책임으로 결론 맺겠습니다.


제게 깨알 같은 편지 주시고, 팀에서 모아서 선물도 주시고

멋진 파티를 만들어 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사진 잘 찍어준 사진부에도 감사!!


암튼 이렇게 생각지도 않은데 찾아온 칠십에 건배!

 - 칠순을 맞는 대표가 전 직원들에게 쓴 감사 메일 -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감을 잃으면 다 집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