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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앨리 Jun 27. 2023

침묵 속의 산책

쓰는 걷기


6월 3주 차의 걷기는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평소보다 짧은 거리를 걸었지만

부러 오르막길을 골라 걸었고,

평소보다 짧은 시간을 걸었지만

부러 빠르게 걸었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걷다 보니

호흡이 가빠지면서 말도 줄었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둘이서 걸었지만,

오르막길을 빠르게 걷다 보니

침묵 속에서 조용히 걷게 되었죠.


침묵 속을 걷는 동안

부모님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두려움과 죄책감, 복잡한 심경이

가쁜 숨소리와 섞이면서 땀 같은 눈물로 내려왔습니다.


거칠어진 숨소리는 침묵 속에서 더 크게 다가갔던 것일까요?

옆에서 걸어주던 반려자가 제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그의 손을 마주 잡고, 다시 침묵 속을 걸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두려움 대신해서

이 위기를 견디고 이겨내는 단단한 마음의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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