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방으로 들어가서 나올 생각이 없다.
들어간지 한참인데....
일기를 쓰러 들어갔는데 잘시간이 지나도록 뭐하는거야?
아들!!!
일기 아직도 멀었어?
아들: 어! 다 썼어.
주황색 색종이를 들고 나와서 집에 가장 잘 보이는 대들보에 테이핑을 했다.
산타할아버지에게 3주전에는 편지를 보내는 센스!!
엄마는 그저 고마울 뿐~~
헉!! 그러나 내용을 보니... 엄마가 그저 고마워할 내용이 아니다.
현우 올림
싼타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이번 겨울도 눈이오고 예쁘네요.
싼타 할버지는 이번에 저가 어떠셨다고 생각하나요?
좋았다 ㅁ 보통ㅁ 노력을 해야됀다ㅁ
제 생각에는 저는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우리는 성장하고 성장한 만큼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이번 년도 그래도 동생한테 양보하는 부분이 꽤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실례지만 돈이 있다면 패드로 선물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또한 지금쯤 우리 엄마는 패드가 안된다며 날뛰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패드가 안된다면 모두가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TO 산타
산타할아버지가 돈이 어디있어서 이렇게 비싼 패드를 아이들에게 다 선물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패드가 필요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지금 생각하니 과도하게(^^) 감정 이입이 되서 물었다.
게임 외에는 패드를 활용할 일이 아직 없는 아들이 패드가 왜 필요하냐면서....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들의 선물의 단위가 말도 못하게 커져서 급 흥분했나보다.
작년까지도 다이소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었는데....
엄마의 결사 반대에 다음날 아이는 편지를 좀 수정했다.
그 비싼 패드를 산타할아버지가 다 사줄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옵션을 몇개 추가해서 넣었다.
만약패드가 안된다면 (제발 되라TT)
로블록스를 깔아도 되나요? 된다ㅁ 안된다ㅁ
또는 마크(마인크래프트) 된다ㅁ 안된다 ㅁ
싸인
패드가 안된다면 깔고 싶었던 게임이라도 깔 수 있게 해달라면서
엄마의 승인과는 상관없이 산타할아버지의 재가를 선물로 올렸다.
아이의 받고 싶은 선물이 너무 재미있었다.
마인크레프트는 크리에이티브 버전을 깔려면 유료 결제를 해야한다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그것도 가능하게 해줄까? 라면서 질문을 쏟아낸다.
산타할아버지가 유럽에 살고 계시니까 유로화를 직접 선물로 주시는 거 아니야? 라고 했더니
바로 유료버전 비용을 찾아본다.
유감스럽게도 4달러에서 10달러로 유료버전이 가격이 올랐다면서 또 걱정이 한가득이다.
산타할아버지가 돈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하나님에게도 이번주부터 기도를 하겠다고 한다.
산타할아버지는 하나님이랑 같이 일하니까 하나님이 좀 도와주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니까!!
아... 진짜 사랑스럽다.
산타할아버지 혼자 이 선물을 다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이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패드를 선물로 받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고민이다. 반친구들 대부분은 패드가 있다고 한다. 그 친구들보다 더 착한일도 많이 한 것 같은데 나만 왜 없냐는 질문에는 할말이 없어진다. 착한일을 한 만큼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하면 상심할 것 같기는 하다. 다행히도 다른 옵션을 몇개 더 넣어줘서 더 없이 감사할 뿐이다. 올해도 크리스마스 첩보작전이 잘 성공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