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1
육아는 아이를 키우기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인 것 같다.
아침부터 아이와 한바탕 눈물을 쏟아냈다.
둘째 숙제를 점검하는데 숙제 중 일부 영어 단어쓰기 숙제가 일주일 중 딱 하루만 채워져 있고 나머지는 비어있었다. 아이에게 물어봤을 때 숙제 다 했다고 했기에 믿었는데 뒷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이번 기회에 거짓말 하는 것과 숙제 안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평소보다는 좀 더 무섭게 아이를 혼냈다.
그런데 돌아온 아이의 피드백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다.
울면서 아이의 하는 말은
엄마! 엄마는 왜 오빠만 신경써?
오빠한테만 관심갖고 나한테는 관심도 안갖고!
아이의 피드백이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려졌다.
둘째는 늘 알아서 너무 잘하는 아이고 늘 씩씩하고 든든해서 손갈게 없는 아이였다. 그러기에 더욱 믿고 맡겼는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첫째는 예민하고 섬세하기도 하고 손도 많이 가는 편이라 육아의 에너지가 늘 7:3의 비율을 쓰고 있는 기분이였다. 또 첫째가 중학교 올라가는 시점이라 공부에도 신경을 많이 쓰려고 아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고, 운동부 활동하는 것도 있어서 일정이 많다. 무엇보다 주중에 한번씩 센터에 방문하는 일정도 있어서 이때마다 둘째가 늘 혼자서 공부도 하고 엄마와 오빠를 기다리는 순간들이 많았다.
늘 감사한 마음과 하트가 뿅뿅인 마음은 전달이 안되고 아이에게는 오빠만 신경쓰는 것 처럼 보인 것 같다.
엄마, 오빠는 센터에 가서 좋은 것도 많이 하고
엄마랑 시간도 많이 보내는데
나도 센터 다니고 싶어.
센터 가 있는 시간동안
나 혼자 있는거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
아이의 말에 코끝이 찡하며 가슴이 아려왔다.
아이가 느낀 빈자리가 얼마나 컸을까?
혼자가 집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조부모도 없는 환경과 상황에서 아이가 느꼈을 쓸쓸함이 온전히 전해져서 울컥해졌다.
첫째가 어려움을 겪는 것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센터에 다니는 것 마저 딸랑구의 눈에는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보여졌을 테니...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아이의 외로움을 간과하고 있었다.
엄마라는 자리는 늘 부족함을 인정하는 자리인 것 같다.
노력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자리인 것 같고 때론 내가 감당하기에 벅찬 자리라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딩크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몸은 하나인데 아이둘의 마음을 맞추는 것이 버겁기도 하다.
아이가 많은 시대에 엄마들은 어떻게 지혜롭게 이 과정들을 지나가셨을까?
숙제 검사 덕분에 아이의 마음에 쌓여있는 감정들을
들을 수 있어서 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이라도 아이가 온전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육아는 늘 다양한 퀘스트들로 둘러쌓인 것 같다.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감정과 세상들을
아이들 덕분에 만나는 순간들이 많다.
그리고 늘 겸손해진다. 엄마라는 자리는...
둘째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고민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