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기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제일 먼저 쓰고 싶던 글은 공고 출신 개발자가 하나의 중소기업에 들어가 신입 5명이서 10년 동안 버티며 회사가 상장도 하고 기업사냥꾼에게 회사가 넘어가며 상장폐지에 망해가면서 10년간의 쌓은 친분이 무색할 만큼 당장 먹고살 걱정에 끼리끼리 파벌이 일어나고 정말 힘든 시기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필력이 한없이 모자란 탓에 그 많은 일화들을 글로 표현하지도 못한 채 나의 글을 마무리가 되어있다. 처음부터 내가 쓴 글들을 다 읽어봤지만 공감보단 투박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글들이 많다.
그다음으로 프리랜서 개발자로 프로젝트를 겪은 글을 쓰고자 했지만 세 번째 프로젝트부터 특정 대기업의 그룹사 위주로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글을 쓰다가도 프로젝트 투입 때마다 제출하던 보안서약서가 계속 걸려서 글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이후론 늦게 배운 자전거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이야기만 계속 기억을 되새기며 글을 써 내려갔다.
"나는 과거를 살고 있는 건가"란 생각이 들면서 "현재를 써 내려가자" 마음을 먹고살면서 겪은 이야기들만 글감으로 삼았다. 글감을 계속 생각하다 보니 평소엔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고 넘긴 것들도 글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모든 게 예민해져 갔다.
9살 아들, 4살 아들을 키우면서 내가 유일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12시 이후였다. 일주일에 한 번 연재 브런치북을 만들어서 적고 싶어도 어쩌다 야근을 하고 집에 오면 지친 몸으로 아이들 씻기고, 재우고 그저 쓰러져 잘 때가 일쑤여서 엄두도 나지 않았다. "내가 나태한가?"란 생각도 가졌지만 난 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나에게 글쓰기는 여유가 있을 때 쓰는 거 그 이상 그 이하도 느껴지지 않았다. 평일에 하나 두 개 글을 쓰면 새벽 3~4시에 자고 4시간 조차도 못 자고 출근을 하니 너무 피곤하고 제정신이 아닐 때가 많았다. 그래도 당장 목표했던 글 50개 작성을 하게 되었다.
작년 9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땐 당장 작가가 된 것처럼 좋아서 부모님, 아내에게 자랑도 했지만 내가 구상했던 글들을 다 쓰고 나니 쓸모를 다한 것 같은 기분이다. 슬럼프라기 보단 잠시 휴식이 필요한때인 것 같다.
어느 날, 한 구독자 분이 나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시고 모두 라이킷을 눌러주신 적이 있다. 처음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왜 그러지?" 였는데 계속 생각해 보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써 내려간 모든 글을 읽어주셨다는 거에 대한 무한한 감사함이 들었다. 나도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집중해서 읽은 글은 무조건 구독을 했다. 구독을 하고 추가로 올라오는 글을 읽어봤지만 그전에 관심작가분이 쓴 수백 개의 글은 읽어보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관심작가님들 글부터 처음부터 읽어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구독해 주신 작가님들의 글도 하나하나 읽어볼 예정이다.
신기하게도 구독자가 아닌데도 항상 나의 글을 읽어보시고 라이킷해주시는 작가분들이 세분정도 존재한다. 그분들의 글도 처음부터 읽어보고 구독을 해야겠다. 답은 알고 있다. 꾸준히 쓰다 보면 좋아질 거라는 것도 잠시 나에게 쉼표를 찍고 다음 글을 쓰게 될 때는 방향을 잘 잡고 진행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