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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Sep 15. 2017

23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편지를 (두서없이) 씀

옒의 23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편지를 (두서없이) 씀

20대에 나눌 수 있는 대화 중 가장 매력적인 주제는 뭘까. 난 개인적으로 '젊음'이라 생각해. 우린 평생 젊을 수 있을까.

얼마전 책을 보는데 이런 말이 있더라 "작가는 스무살 이후엔 아무 일도 없어도 된가 그때즘엔 창작을 위한 충분한 경험을 다 했으니까"  이 문장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봤어. 내가 스무살 이후엔 무엇을 느꼈던가, 어쩌면 스물 하나, 스물 둘, 스물 셋, 넷엔 내 인생을 바꿀만한 경험이 있었을까. 사실 잘 모르겠어 내 인생을 바꿀만한 경험은 스물 한살쯤 끝난 거 같아. 아니면 좀 넉넉히 스물 셋쯤? 항상 쓰던 글의 주된 감정은 그때의 감정에서 나오는 것만 같기도하고.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은 스무살아니면 넉넉하게 스무살 중반 언저리에 끝나는 거고 우린 그 스물을 그리워 하며 남은 60년을 사는 거겠지.

난 내 20대가 너무 좋았어. 항상 불안했지만 그 불안감이 좋았어. 매일이 불안하면서도 불면증에 잠옷이루는 밤이 길었어도, 불안하다 말하는 매일 매일이 좋았달까. 아마 내 20대를 정의 하라면 불안이라 정의할거야. 그리고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늦게 배우고 가장 늦게 깨달은 감정이 되겠지.

근데 올해부터던가, 조금씩 주변사람들이 불안감보다는 안정감을 선택하고 점차 그게 본편적인 가치처럼 느껴지더라. 헤어진 후부터 였던가. 회사를 다니며 그 느낌이 더 확실해졌어. 다들 불안하긴 보다는 안정감 있는 삶을 사니까. 나역시 언젠가 이렇게 되는 걸까. 난 아직 항상 불안한 감정이 좋은데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난 앞으로 내가 느낄 감정을 벌써 다 경험해 버린 게 아닐까 그리고 여기서 부터는 앞으로는 쭉... 새로운 느낌은 하나도 없게 되는 건 아닐까..." 영화 HER의 주인공은 자신이 새로운 감정을 느끼지 못할까봐 두려워했어. 나역시 언젠가는 이렇게 늙게 되는걸까. 새로운 감정이라곤 없고 항상 느꼈던 감정의 반복이고 그리웠던 순간은 불안했던 젊은 시절에 묶여있는 채 말이야.

옒 난 아직 불안하고싶어~ 다들 불안하고 깨질듯한 20대를 지나겠지만 아직 불안함을 느낄 수 있을 때 이 감정을 기억하고싶어. 시간이 가기전에 불안하게 글을 쓰고 음악을 듣고 춤을 춰야해. 무튼 23번째 생일을 축하해 옒 그리고 항상 20대의 감정을 기억하는 날들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 24번쨰 생일에도 25번째 생일에도말이야. 항상 20대로 살아야해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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