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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pago Dec 29. 2016

작은 섬나라 통가의 화폐로 알게 된 신기한 사연

통가 - 팡가  Paanga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돈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연동되는 환율이나 금리, 금시세에 따라 정한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들을 국제금융시장에서 환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나라 화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환전이 불가능하다. 자국 화폐의 환율을 국제금융에 맡기지 않고 그 나라가 알아서 정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나라는 북한 원화와 쿠바 페소이다. 사회주의국가나 패쇄적인 국가들에서는 무역 규정이 국제금융규정에 안 맞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필자가 이야기하려는 화폐의 나라는 패쇄적인 곳이 아니라 휴가 때 놀러 가도 좋을만한 나라의 화폐다. 바로 통가(Tonga)의 팡가(T$)이다.

통가는 호주의 동남쪽에 있는 남태평양의 조그만한 섬이고 왕국이다. 현지어로 통가는 남녘이라는 뜻이다. 이 나라는 국제무역이 활발하지 않은데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휴양지 관광산업으로 대부분 생활한다. 통가는 자국 경제를 위해 팡가 환율을 국제금융에 맡기지 않는다. 미국 달러, 유럽의 유로,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로, 일본 엔을 보고, 그 통화들의 균형에 따라 알아서 정한다.

팡가(pa'anga)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입헌군주제 국가 화폐인 만큼 각 지폐에는 현직 왕인 투포우 6세(Tupou VI)의 초상화가 있다. 필자는 투포우 6세의 사진을 보자마자 깜작 놀랐다. 대개 그 지역에 있는 웬만한 섬나라들은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는데 통가는 어떻게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있었나 해서다.

통가와 그 섬 근처에는 예전에 통가 제국이 있었다. 물론 말은 제국이지만 왕조 수준이었다. 통가 제국에는 18세기부터 큰 내전이 발생했다. 국왕 투포우 6세 증조 할어버지 투포우 1세가 그 당시 통가 주변에 돌아다니는 유럽 선교사들과 동맹해 나라를 재통일하고 입헌군주제를 선포하며 초대 왕으로 즉위했다.

그리고 그 도움을 받았던 선교사 중 왈데마르 베이커(Shirley Waldemar Baker)를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조지라는 이름을 받고 기독교로 개종한 투포우 1세는 서양 선교사들을 통해 서구 침략을 막았다. 물론 영국이 1900년에 맺은 영국-통가 우호조약으로 통가의 외교와 군사권만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통가의 왕가가 살아남았다는 자체는 오늘날 통가 사람들에게 큰 자부심이다.

통가는 10만 인구로 워낙 작은 나라여서 외국 돈이 거의 관광으로만 유일하게 들어오는 경제 구조다. 정부는 관광객을 끌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2팡가 뒷면을 보면, 하나의 큰 고래 사진이 보인다. 이 사진으로도 이해할 수 있듯 통가는 스쿠버 다이빙 애호가들에게 좋은 나라다. 다이빙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고, 예쁜 자연과 함께 바다 밑에 있는 세계를 즐길 수 있다.

통가에 가면 방문해야 하는 관광지 중 하나는 10팡가 뒷면에 보이는 왕릉이다. 그러나 통가 왕릉은 가까이서 보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육로로 가는 길이 막혀 있고, 바다 쪽으로 가야 가깝게 볼 수 있다고 한다.


통가에서 갈만한 두 번째 장소는 50팡가 뒷면에 사진이 있는 통가 왕궁이다. 수도 누쿠알로파(Nuku'alofa)의 랜드마크로 인식돼 있는 이 궁전의 단점은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청와대는 들어갈 수 없지만, 그 앞에서 매일 매일 외국 관광객들이 기념사진 찍는 것을 연상하면 이와 비슷하다.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저자 알파고 시나씨의 통가 화폐 탐구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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