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시골집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들로 가득했습니다. 넓은 들판과 고요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마을이었고, 우리 가족은 4대가 함께 모여 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증조할머니가 저를 위해 마당에 감나무를 심어주신 일입니다.
어느 봄날, 할머니와 저는 마당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께 “마당에 나무가 더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감나무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제 이야기를 듣고 따뜻하게 웃으시며 “그럼 우리 감나무를 심어보자꾸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오후, 할머니는 시골 장터에서 감나무 묘목을 사 오셨습니다.
할머니와 저는 마당 한편에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나무를 심을 때는 정성과 사랑을 담아야 한단다. 그래야 나무도 잘 자라지”라며 저에게 구덩이 파는 법과 나무를 심는 방법을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는 함께 흙을 덮고 물을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이 나무는 네가 크는 것처럼 천천히 자라날 거야. 그리고 네가 어른이 될 때쯤 이 나무도 커서 맛있는 감을 맺을 거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의 그 말씀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대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나무는 천천히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에 감나무에 물을 주며 할머니와 함께 했던 그날을 떠올렸습니다. 할머니는 감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항상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너도 이 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라거라”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몇 해가 지나고, 드디어 감나무에 첫 감이 맺혔습니다. 할머니는 손수 감을 따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이 감은 네가 처음 심은 나무에서 난 첫 열매란다. 맛을 보거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따주신 감을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그 달콤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나눴던 그 감의 맛은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저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다림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할머니께서 떠나신 후에도, 감나무는 여전히 마당 한편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무를 볼 때마다 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