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일반의약품 콘텐츠 제작 후기

명확하고 믿음직스러운 표현에 대한 고민

by 김현경

콘텐츠 특성 파악하기

콘텐츠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해당 콘텐츠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일은 시작된다. 이번 콘텐츠는 <까사리빙>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는 일반의약품 브랜디드 콘텐츠이다. 일반의약품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온라인이니 원고는 오프라인(지면)보다 간결하게 쓰고 사진에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으면 된다. 브랜디드 콘텐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광고주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지금껏 해왔던 일들이라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콘텐츠의 주인공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화장품, 패션 같은 상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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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 콘텐츠는 어떻게 다를까?

엄밀히 말하면 이 콘텐츠는 업체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 제작하는 광고이다. 그러므로 의약품 광고 규정을 따라야 한다. 사전 심의도 있다. 일반 제품과 달리 의약품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용법과 효능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제품을 수식하는 문구는 식약처 규정 내에서만 쓸 수 있다. 광고는 제품의 장점을 부각하여 보여준다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접근하면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경쟁사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의미의 배타적인 문구, 0% 또는 100%, ‘최고’, ‘완벽한’이라는 단어, ‘부작용이 전혀 없음’, ‘완치’ 등을 연상케 하는 표현도 안 된다. 특정 대상을 한정하는 것 역시 금지. 대표적인 예로 종합 비타민을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수험생용 비타민’으로 쓴 표현이 있다. 이외에도 과장 광고, 신빙성이 부족한 근거 자료 등을 내세워도 안 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화장품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할 때 썼던 ‘최고급’, ‘절대적인’ 등을 비롯한 상당수의 표현들이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옳지 못한 표현들이었다니… 참으로 민망했다.


챙길 건 챙기고 애매한 건 걷어내기

콘텐츠의 줄거리는 이렇다. 겨울철 건조한 공기로 인해 답답해진 코를 촉촉하고 상쾌하게 해주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그보다 더 자세히 해당 업체의 비강 스프레이를 제안하는 것. 이를 위해 집안의 습도를 높이기 위한 팁을 보여주는 모습, 해당 제품을 자연스럽게 세팅한 모습을 촬영했다. 저해상을 정리하고 콘텐츠 원고를 작성할 차례. 업체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광고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원고를 써 내려갔다. 사용 허가를 받은 문구는 고치지 않고 그대로 썼다. 확실하지 않은 문구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표현을 다듬거나 과감히 삭제했다. 콘텐츠가 발행되기 전에 심의를 거치지만 애초에 문제 될 일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에서였다. 주석도 꼼꼼히 신경 썼다. 참고 문헌은 물론, ‘국내 유일’, ‘판매 1위’ 등의 출처도 놓치지 않았다. 원고를 다 쓴 후, 그 어느 때보다도 엄격하게 검토한 후 송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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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문장에 대한 고민과 반성

약 2주 뒤, <까사리빙> 공식 블로그에 콘텐츠가 게재되었다. 모든 작업이 소중하지만 이번에는 감회가 남달랐다. 일반의약품 광고 심의에 어긋나지 않게 단어를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고르고 문장을 다듬었다. 오프라인보다 원고 분량은 적었지만 기울인 노력과 시간은 그 못지않았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써온 문장들을 곱씹게 되었다.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표현들,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들이 있었다. 광고주의 요구에 의한 것도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한 적이 많았다. 클릭수가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 개성 있는 표현에 대한 욕심 등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습관이라 당장 모든 걸 고치기 어렵겠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개선해야겠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는 오해를 불러일으켜서는 안 되니까.



브런치_브랜디드콘텐츠 (3).jpg <까사리빙>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건조한 겨울, 답답한 코를 촉촉, 시원하게!> 콘텐츠. ⓒ김현경

콘텐츠 전문 읽기

<건조한 겨울, 답답한 코를 촉촉, 시원하게!> (2018.01.18) | <까사리빙>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casalife/22118765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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