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스페인어 공부한 지 얼마나 됐어요?”라고 물어본다면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망설여진다. 2년 가까이 되었지만 실력은 그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첫 1년 동안에는 열심히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정이 점점 식어갔다. 공부를 하다가 새로운 단어를 발견해도 심드렁했다. 예전 같았으면 사전을 샅샅이 뒤져가며 그 단어의 파생어와 관용 어구까지 외웠을 텐데 말이다. ‘스페인어 단어를 모조리 씹어 먹겠어’라며 집요하게 파고들며 열의를 불태웠던 나, 어디 갔을까? 단어장에 정리하고 그걸 틈틈이 보는 것도 하지 않은지 오래다. 단어장은 책꽂이 한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놀면서 공부하겠다며 다운로드한 어학 애플리케이션도 마지막으로 실행한 게 언젠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렵지도 않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이동 시간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건데도 귀찮다. 이렇게 스페인어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된 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다. 처음 배울 때와 지금, 바쁜 정도는 비슷하다. 그저 습관이 무너졌을 뿐이다.
스페인어 공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끔 습관을 다시 들여야겠다. 우선 기존에 해오던 루틴을 따르면 된다. 30분 동안 스페인어 듣기 공부를 하고, 1시간 동안 읽기와 쓰기 공부를 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만 하면 다시 낙오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자극이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필요하다. 매일 퀘스트처럼 듀오 링고를 매일 할 생각이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는 아닌 게임이지만 하루치 퀴즈를 풀 때마다 출석 체크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어제 했던 시간에 하지 않으면 ‘오늘도 게임하자’라며 알림 배너도 뜬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외운 내용을 재빨리 꺼내는 데 도움이 돼 결과적으로 배운 내용을 복습하게 된다. 그리고 아침 식사 때나 점심 식사 후 나른할 때 스페인어 뉴스 1편은 들을 계획이다. 이건 일상에서 스페인어를 가까이 두기 위한 목적이다. 이건 ‘틈나면’에서 ‘꼭’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것 말고도 생각한 건 실생활에서 스페인어 단어나 표현을 떠올리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다면 ‘Escribo el ensayo’라는 식으로 작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더 남았다. 매일 스페인어 학습 내용을 기록하고 일주일마다 평가 및 반성하고, 달성률이 저조하면 습관을 수정하거나 자극이 될 만한 무언가를 추가할 생각이다. 이 습관이 몸에 착 베어 들어서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라고 느껴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