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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용권 Jan 09. 2018

목이 아파 '애들레이드' 시내를 돌아보지 못하다

사실 어제 이곳 애들레이드로 들어오는 길에 커다란 사고가 있을뻔했다. 그래도 잘 피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옆자리에 앉은 나는 목을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다.  하룻밤 자고 났더니 정도가 더 심해졌다.

"태훈아! 오늘 애들레이드 시내에 나는 못 가겠다. 목이 너무 아파서 옆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아. 미안하지만 너가 카메라를 가지고 시내 스케치하면서 형님들과 즐겁게 보내고 올래"
하루 운행을 쉬고 애들레이드 시내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지만 몸상태가 안 좋은 나는 홀리데이인 파크에 남아 쉬면서 캠퍼밴 안의 이불 등을 햇볕에 말리기로 한다. 다시 오기 쉽지 않은 도시인데 둘러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형님들과 태훈, 밥장이 공공버스와 도보로 애들레이드 시내로 모두 나가고 나니 공허하다. 

빨랫줄을 만들고 침대에 있는 이불을 모두 꺼내서 햇볕을 쬐게 한다. 그리고는 목에 파스를 붙이고 그냥 침대에 쓰러진다. 한참을 누워 있다 보니 주변에 새소리가 많이 들린다. 배에서도 꼬르륵... 혼자 라면을 끓이고 혼 술도 즐겨 안 하면서 어젯밤 마시다 남겨 둔 와인을 꺼내 홀짝 거린다. 

"용권아! 괜찮냐?"
애들레이드에 나간 형과 동생들이 느지막이 캠프로 돌아온다. 손에는 내 저녁거리까지 들고 있다. 
"아픈 데는 괜찮고? 다행이다. 그리고 여기 시내에서 가장 맛있는 '해물 파에야'를 사 왔다. 혼자 남아 고생했는데 맛나게 먹자!" 그러면서 어제 받은 '하디스(Hardys)' 와인을 꺼내 늦은 저녁까지 행복한 파티가 이어진다. 



애들레이드 시내에 있는 홀팍

오랜만에 이불을 말렸다. 그리고 혼밥으로 라면에 와인 한잔하는 날이다.

애들레이드 시내를 둘러보다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다
웃는 미소가 아름답습니다.





사진 정용권은 평소 등산과 캠핑, MTB, 스키를 즐기는 아웃도어맨으로 영상 촬영 전문가이자 디지털 촬영·편집 전문 프리랜서. 국내외의 수많은 산에 촬영 담당으로 올랐으며, 고 박영석 대장과 일곱 번의 히말라야 원정, 북극점(Northpole) 원정을 함께 다녀왔다. 1999년 백두대간을 57일간 일시 종주 취재하여 KBS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렸으며 ‘침낭과 막걸리’ 멤버로서 허영만 화백과 다수의 히말라야 트레킹, 자전거 일주, 백두대간 종주, 캐나다 트레킹 등을 함께 해온 오랜 동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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