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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용권 Jan 04. 2018

호주 서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12 사도'

토키 캐러밴 파크 'Torquay Foreshore Caravan Park'를 출발한다. 오늘 여정은 호주 서부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12 사도' 바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출발에 앞서 12 사도 바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로 내비게이션이 표시를 해 준다. 내륙으로 가는 길과 해안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당연히 해안선을 따라가는 길로 캠퍼밴을 몰았지만 바다는 보이지도 않는다. 땅이 하도 넓어 우리나라 동해안 7번 국도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12 사도 근처까지 왔어도 바다는 구경 한번 못한다. 

"형님 저기 멀리 헬리콥터가 많이 날아다니는데요?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내가 봉주형에게 이야기를 하니 의아해하신다. 어떻게 그걸 아냐 하는 느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12 사도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이 헬리콥터 투어다. 여정을 시작하기 전 한국의 호주관광청과 미팅 시 이곳 12 사도에서 헬리콥터 투어를 꼭 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아서 오늘 12 사도 헬기투어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멀리 헬리콥터 비행만으로 근처에 온 것을 느낌으로 알게 된 것을 설명드린다.


주차장이 복잡하다. 

이곳도 중국인이 많으니 중국어가 많이 들린다. 일단 주차장을 나와 12 사도가 있는 해안가로 나선다. 12 사도는 가로무늬의 석회암층으로 이루어진 짙은 노란색 절벽이 해안가에 수 킬로미터에 걸쳐 서 있는 풍경이다. 멀리서 봐도 위용을 자랑할만한다. 파도와 바람에 침식이 많이 되어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있다. 멋지다. 그런데 12 사도를 바라 본 허 대장이 "태훈아! 저기에 왜 촛대바위가 있냐?"는 위트에 모두가 '빵' 터졌다.  천천히 관람코스를 따라 색다른 모양의 12 사도를 둘러본다. 밥장은 노트를 꺼내 스케치를 열심히 하고 있다. 바람에 모자가 날리자 한 손으로 모자를 잡으면서 그림을 그린다. 프로정신이 멋지다. 

아쉽게도 12개 중 5개는 자연으로 돌아감

"그런데 태훈아 이거 내가 하나둘 정도는 세는데 아무리 세어봐도 12개는 안 보인다. 12개 맞아?"

태훈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원죄(?)로 인해 모르면 무조건 '태훈아'다. 이것 역시 출국 전 자료만 조금만 찾으면 12개 중 5개는 모진 풍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7개만 남은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그렇다. 12 사도는 오랜 시간 파도에 견디지 못하고 5개는 쓰러져 자연으로 돌아가고 현재는 일곱 개만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일곱 개 역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를 지키려는 호주인들은 구태여 무너지지 않게 보호하려는 정책을 펼 것 같지 않다. 무너져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순리라고 생각하는 민족 아닐까 싶다. 


"어머 선생님.. 허영만 화백님 아니세요?"
어느 한 무리 젊은이들이 '어디서나 인기 만점'인 허 대장을 알아보고 질문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먼 곳 호주 그것도 도심에서 차를 타고 이틀은 걸려야 오는 곳에서 유명인사를 만나니 반갑지 않을까? 허 대장은 당연히 웃으면서 이들에게 모델을 자청하고 젊은이들에게 추억을 하나 선사한다.    


사진으로 함께 하는 집단가출


12사도를 앞에 두고 기념사진 한장을 남긴다


날씨가 흐려 아쉬웠던 12사도


여행을 즐겁게 보내는 집단가출팀
밥장은 어디서든 펜을 놓지 않는다

한국 청년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주는 허 대장.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용구니'도 한컷



사진 정용권은 평소 등산과 캠핑, MTB, 스키를 즐기는 아웃도어맨으로 영상 촬영 전문가이자 디지털 촬영·편집 전문 프리랜서. 국내외의 수많은 산에 촬영 담당으로 올랐으며, 고 박영석 대장과 일곱 번의 히말라야 원정, 북극점(Northpole) 원정을 함께 다녀왔다. 1999년 백두대간을 57일간 일시 종주 취재하여 KBS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렸으며 ‘침낭과 막걸리’ 멤버로서 허영만 화백과 다수의 히말라야 트레킹, 자전거 일주, 백두대간 종주, 캐나다 트레킹 등을 함께 해온 오랜 동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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