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 루비가 자신이 노래에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닫고 난 뒤 현실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루비네 가족은 루비를 제외한 엄마, 아빠, 오빠가 청각장애를 가졌다. 루비는 가족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교내 합창단에 들어가 자신의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 음악대학에 가 노래를 배우고, 부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루비는 가족들만 남겨두고 떠날 수 없다.
자신이 없으면 잡은 물고기 가격 흥정도 못할까 봐 걱정하던 루비가 가족의 목소리를 대신하며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루비가 없으면 혼자서 배 위의 전화도 못 듣고, 일한 만큼 대가를 받지 못하는 억울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없다. 언제까지 같이 살 수 없다고 말하는 루비지만, 그런 가족을 두고 떠날 수 없는 현실에 꿈은 접어두기로 한다. 하지만 교내 음악회 이후 자신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교내 음악회 장면이다. 루비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대부분이 음소거되어 있다. 농인의 입장에서 감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청인의 입장에서, 특히 음악회 장면인 클라이 막스에서는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를 들려준다. 그리고 노래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설명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 ost 'both sides now'처럼 청인과 농인, 양쪽의 입장을 알게 한다. 관객이 숨죽이고 루비의 표정에 집중하는 순간, 노래 그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객석에 앉은 루비의 엄마와 아빠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사람들이 울고 감동하는 순간 같이 환하게 웃고 박수를 치는 것처럼 짐작으로 알 뿐이다.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그 여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농인과 청인 사이에서 연결통로였던 루비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될 때, 서로 다른 양쪽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짧은 교내 음악회 장면이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아 낯설고 혹은 답답할 수도 있는 경험일지 모르지만, 그 짧은 순간만으로도 서로 다른 상황인 각자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손가락으로 말하는 'i love you'는 가족을 떠나는 루비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동시에 세상에 전부였던 루비 없는 루비네 가족이 앞으로 살아갈 삶도 응원하게 된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평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단 소수자 혹은 약자의 입장에서도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서로 다른 우리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뻔한 메시지라도 모두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기에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던 게 아니었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