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져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핸드폰 하나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 극장에 가는 날이 적었다. 그럼에도 나는 극장에 가는 편이 집에서 자유롭게 누워 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설레고 좋은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바른 자세로 앉아, 어두컴컴한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는 것이 온전히 영화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해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예매한 영화는 '엑시트'이다. 너무 뻔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인위적인 코믹 요소가 있는 여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저 같이 영화를 보러 간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그 영화는 나름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메인 홍보 문구는 '재난 탈출'영화이다. 짠내 폭발하며 취업 못하는 백수 '용남'이 갑작스러운 재난을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눈칫밥을 먹으며 사는 용남이 어머니의 칠순잔치에서 위독 가스 사건이 발생하면서 건물에 갇히면서 탈출해야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가장 전형적인 인물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평범한 인물이 우연한 상황에서 사건이 닥치면서 그 사건을 운명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스토리를 있어가는 뻔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용남의 감정에 몰입하여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용남의 전사이자 캐릭터의 설명이 취업 실패에 허덕이며 눈칫밥을 먹는 신세임을 길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그 캐릭터의 인물 설정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위독 가스로 인해 건물에 갇힌 누구라도 빠르게 탈출하려는 욕구에 압도 당하가 때문이다. 어쩌면 용남은 취업 실패의 자신의 신세에서 벗어나는 것을 건물에 갇힌 재난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용남이 가진 특별한 능력은 대학시절 산악 동아리 활동 경력으로 익힌 암벽 등반 재능이다. 용남의 재능이 하필 우연한 계기에 건물 탈출 사건을 만나 돋보이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청년 취업에 허덕이는 모든 청춘들이 가진 재능은 어딘가에 자신과 꼭 맞는 어떤 분야에서 특별한 순간이 찾아온다고 믿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지만 용남에게 산악 동아리 활동이 아니었다면 쉽게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며, 우리의 능력은 어디에 알맞게 쓰일지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쉽게 포기하지 않아야 함을 이 영화를 통해 배운다. 취업난이 곧 청년들에게는 재난이며, 이 재난을 탈출하고 싶은 모든 대한민국 청년들은 이 영화를 보며 더 희열을 느꼈을지 모른다. 이 영화가 나름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도 영화가 현재의 삶을 대변하며 표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쓸모없어 보이는 평범한 능력들도 어디선가 특별한 재능으로 바뀌어 보일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안전한 세상 밖으로 탈출을 꿈꿀 수 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