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

by 민상필

자대배치를 받으면(소방서) ‘공노비’ 생활이 시작된다. 청사 청소, 밥 하기, 심부름은 물론이고

구급대원이 없으면 구급차에 타고, 불이 나면 화재 현장에서 호스를 들고 이리저리 불려다닌다.

(만약 운전자보험이 들어졌으면 분명 운전도 시켰을것이다.)
새벽에 출동 나갔다가도 아침이면 또 청소하고 아침밥을 해야 한다.

드라마에서 아침이면 노비들이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밥을 하는게 우리랑 다를게 없었다.

내가 전역한 후, 모 본부장의 아들이 의무소방으로 오게 되자, 의무소방원들 과다업무를 이유로 건들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상전처럼 모신다는 소문이 돌았다. (좀 일찍 오시지 그랬어요...)


국방부의 시계는 갔고. 23개월의 군생활 후 전역을 했다.


훈련병 시절 잠 못 이루던 밤이였는지 동기들이 일탈해 새벽 두 시에 연병장에 집합하여 얼차려를 받았다.

그때 옆에 있던 연세대 천문학과 동기 형이 “저건 오리온자리야. 저건 북두칠성이야.” 하며

별자리를 알려줬는데, 그때 들은 별자리가 머릿속에 콕 박혔다.

그 이후로 하늘을 보면 종종 별자리를 찾게 됐다. 낭만을 알게 해준 형, 고마워요.

작가의 이전글자그마한 섬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