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섬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될까?

by 민상필

2000명의 인구가 채 되지않는 자그마한 섬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섬이 수만 개에 달한다. 인구 수만 명에 이르는 큰 섬도 있지만, 2,000명도 채 되지 않는 자그마한 섬들도 많다. 이런 작은 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한된 인력과 자원속에서 대응해야하는 화재현장은 육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그린다. 이번 글에서는 작은 섬에서의 화재 상황과 주민, 소방관, 의용소방대가 함께 만드는 독특한 대응 이야기를 말하려고한다.


작은 섬에도 면사무소, 경찰, 소방 시설이 있지만, 인력과 자원은 늘 부족하다. 과거에는 근무 인원이 없어 소방서가 문들 닫고 출근하면 여는 사람이 없어 출동을 못하는 떄도 있었다. 지금은 인력이 보충되어 상시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있다. 육지에서 주택 화재가 발생하면 최소한 소방차 6대와 20명 이상의 소방대원이 출동하지만, 섬에서는 소방차 1대와 소방관 2명만으로 불을 꺼야 한다.


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신고자는 이장에게 전화하거나 119에 직접 연락한다. 119 상황실에서 지령이 내려오면 섬의 소방서에 신고 벨이 울리고, 동시에 마을 회관에서도 화재 소식이 퍼지며, 저 멀리서 하늘로 치솟는 검은 연기를 보고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으로 출발하면, 그 소리를 들은 주민들이 트럭,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고 뒤를 따라온다. 좁은 섬길을 따라 소방차와 주민들이 줄지어 달려가는 모습은 마치 섬 전체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듯한 장관을 이룬다.


섬에서의 화재 진압은 소방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때 의용소방대와 지역 주민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화재 신고가 접수되면 의용소방대원들에게 문자로 상황이 전달되지만, 많은 주민은 이미 연기나 불기둥을 보고 현장으로 달려온다. 이들은 소방관과 함께 불을 끄거나 물건을 옮기며 힘을 보탠다. 간혹 열정이 과하고 쉽게 흥분을 하는 분들이 계셔서 혼란도 따른다. 소방관이 관창(소방호스)을 잡고 불을 끄는 동안, 일부 주민은 “여기도 불이 있다”, “저기가 더 급하다”며 소리를 지르거나, 심지어 관창을 뺏어가는 경우도 있다.

군대로 따지면 분신처럼 챙겨야하는 총을 뺏긴거나 다름없는데, 흥분한 주민들을 안정시키고 설득하고 다시 돌려받기는 시간이 촉박한데 그럴때면 의용소방대원들이 옆에서 중재를 해서 큰 일로 번지지않게끔 한다.


화재 진압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연소 확대를 막아 불이 옆집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전소된 부분은 복구가 어려우므로, 소방관은 큰 불을 우선 다루기보다는 불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작은 불을 먼저 끄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는데, 조금 더 우리를 믿어주며 확신을 갖을 수 있게끔 더 노력을 해야겠다.


작은 섬에서의 화재는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주민과 소방관, 의용소방대가 하나가 되어 끈끈한 애정이 느껴지는 특별한 순간이다. 비록 인력과 장비는 부족하고, 때로는 혼란이 따르지만, 수십년간 본인들의 터전을 지켜나가고자하는 애착이 느껴진다. 이 작은 섬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공동체의 소중함과 협력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 섬 지역의 소방 인프라가 강화되고, 주민과 소방관의 협력이 더욱 체계화된다면 소중한 일상을 지켜낼 수 있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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