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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Mar 09. 2018

프란시스 맥도먼드!!!

마틴 맥도나-쓰리 빌보드

아일랜드 출신 감독 마틴 맥도나는 <쓰리 빌보드> 각본을 쓰기 전부터 프란시스 맥도먼드를 주인공으로 염두했다고 한다. 마틴 맥도나가 쓴 각본을 보고 맥도먼드는 자신이 조금만 더 젊었으면 무조건 ‘OK’했을 텐데 환갑이 넘은 자신이 피해자의 어머니로 나오는 게 어색하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할머니로 각본을 바꾼다면 어떠냐고 하면서 감독과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이를 듣고 있던 맥도먼드의 남편 조엘 코엔(코엔 형제 중 형)이 그녀에게 “그냥 해”하라고 권유하자 맥도먼드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그녀는 2018년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직 <Shape Of Water>를 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각본상만큼은 <쓰리 빌보드>에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이 영화는 재미있다. 화려한 CG나 전쟁 수준의 폭발이 아닌 장르물에서 재미를 찾기 위해선 관객의 예측대로 흘러가선 안 된다. 좋은 연출은 관객들에게 뭔가를 예상하게 만들고 그 예상을 계속해서 배반해야 한다. 관객들은 자신의 예측이 빗나가는 것에 짜릿함과 신선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초반부를 보면 관객은 이렇게 느낀다. ‘현실 고발에 대한 이야기구나.’ ‘무능하고 못된 경찰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영화의 양상은 바뀐다. 영화를 보다 보면 오히려 밀드레드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월러비 서장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자신의 딸을 잃은 밀드레드를 비난할 순 없다. 이는 월러비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럼 범인을 잡지 못한 경찰을 비난해야 할까? 그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번 사건을 풀지 못한 것을 오롯이 경찰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 영화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캐릭터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이동한다. 범인을 잡지 못한 월러비 서장에게,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막 나가는 경찰 딕슨까지.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


영화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마틴 맥도나 감독의 블랙 코미디스러운 설정과 대사는 영화를 너무 무겁지 않게 이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와중에 각종 인물과 단체에 대한 비판이 묻어있음은 물론이다.
   
자신을 2층 창문 밖으로 던진 딕슨을 용서하는 레드 웰비의 모습과 영화 말미 밀드레드의 고백에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딕슨의 모습에선 인류애의 감정과 성장한 인간을 바라보는 흐뭇한 느낌이 가슴을 꽉 채운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는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야성의 연기 때문이다. 구질구질하게 그녀의 연기가 이랬고 저랬고 쓰기엔 내 필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공식 예고편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공식 예고편


이건 19금 공식 예고편이라 해석도 훨씬 직접적이고 찰지다.


3월 15일에 개봉하는 <쓰리 빌보드> 빵빵 터지고 별이 공룡이 날아다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장담컨대 그만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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