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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보타닉 가든 & 오페라하우스

시드니여행 1일차


어딘가 가게 되면 어쨌든 꼭 한 번 들러봐야 하는 랜드마크들이 있다. 남들 다 하는 것 따라하기는 싫어하는 편이지만, 세계적인 랜드마크들은 가보면 다들 이유가 있긴 하더라. 


그래서 호주 여행 1일차는 호텔에 짐만 던져놓고 바로 오페라 하우스로. 오페라하우스는 숙소인 센트럴에서 걸으면 한 시간은 안 걸리겠다 싶지만 대중교통 적응도도 높이고 시간도 절약할 겸 로열보타닉 가든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


<NSW Library>


보타닉 가든 입구에는 이렇게 뉴사우스웨일즈주 도서관이 있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패스. 저녁시간까지 두어 시간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나라는 안 해도 될 전쟁을 대영제국 따라서 많이 했던 모양인데, 그 얘기는 전쟁기념관 이야기 할 때 다시 하자.



로열보타닉가든은 시드니 CBD와 바로 접하고 있는데 아주 평화롭다. CBD도 지역도 공기가 맑기로는 거의 비현실적인 수준이지만 사람은 많고 시끄럽다. 공원은 사람도 적고, 보이는 풍경 자체가 자연에 가까운데다가 마침 나의 진행방향으로는 시드니항쪽으로 바다가 드믄드믄 시야에 들어온다.



이것이 거버너스 하우스던가. '로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라는 아직도 명목상은 대영제국의 식민지다. 국가 수반은 총리가 아니라 영국 국왕이신 찰스 할배. 물론 순전히 명목상의 이야기다.


시드니항은 입구가 좁고 복잡한 편인데 거대한 크루즈선이 드나든다. 이건 좀 놀랐다.


<Royal Botanic Garden>


시드니가 미항이라더니 정말이다. 3대 미항 중 나폴리는 못 가봤고 홍콩보단 확실히 시드니가 아름답다. 

그냥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바삐 움직이는 살아있는 항구라서 더욱 아름답다.



한 30분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방향을 잡고 나가니 결국 나타나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이거 투어도 있긴 하던데, 여행자는 그저 사진 몇 장 담으면 족하다.



거대한 군함은 박물관이나 그런 용도인가 했지만 해양박물관과는 방향이 반대다. 이곳은 호주 해군의 기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 배는 아마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구축함이나 그런 큰 전선인듯 하다.

아까의 크루즈와 군항, 그리고 세계적인 관광지와 중심상업지구가 모두 2~3km 지름 안에 있다는 점도 어딘가 비현실적이다.


<Sydney Opera House>


호주는 여러모로 홍콩과 비슷한 건축학적 연대를 갖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도시가 생긴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현대도시로서의 면모는 50년대 이후에서 80년대 정도에 걸쳐서 영국의 도시 설계와 디자인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호주 오페라 하우스는 가까이서 보면 단점이 그대로 보이는 타일과 콘크리트의 조합. 이것이 이 도시가 건설되던 시기의 기술과 미학이다.


최근에도 도시 건설은 계속되고 있는데, 마천루와 고층 공동주택 위주의 개발은 중국의 대도시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시드니보다 캔버라의 교외 개발에서 그런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Harbor Bridge>


하버브릿지 위 아래로 스크램블을 하며 여러 장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별로 없다. 참으로 아름다운 시드니 항구의 초여름날을 한두 컷으로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Water Front>

항구 밑으로 내려와서 맥주 한 잔 하며 다리를 쉰다.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곳에서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웃으며 초여름의 시드니항을 만끽하고 있다. 이것도 조금은 비현실적이다. 오는 길에 환승하며 남는 시간에 잠시 홍콩시내를 들러보려 했던(그래서 일부러 캐세이 퍼시픽을 끊었는데) 것은 무자비한 PCR 검사 에다가 이런저런 서류를 요구하는 홍콩(중국) 당국에 질려서 포기했던 바다. 몇 시간 더 날아오면 이렇게 아무일 없었던 것 같은 세상이 즐기고 있다. 하지만 호주도 2년 정도 국경 자체를 봉쇄하다시피 했고, 식당의 영업정지 같은 것은 한국보다 훠린 혹독했다고 한다. 세상은 흘러가고 우리는 내일 부슨 일이 있을지 모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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