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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owl of noodle @ 시드니 차이나타운

一碗麵 上海菜館

<A bowl oof noodle>


한국으로 따지면 5월, 막 하지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라서 해가 제법 길다. 하지만 공공장소는 대개 5시면 문을 닫는다. 장시간 비행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호텔에 짐만 던져두고 나온 여독도 있는지라 오늘은 빨리 저녁이나 먹고 퇴각하기로.


평소에는 채식 위주로 사는지라 피곤한 몸에 호주식의 버거나 스테이크는 좀 안 맞을 것 같고, 마침 차이나 타운이 숙소와 지척이라 중국음식점을 가볼까 한다. 사실 중국도 못 간지가 오래 되어서 중국음식이 꽤나 그립기도 하다. 호주에서 먹는 맛이 중국의 그 맛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좀 있는 것이, 첫 째로 근래 호주에 중국에서 이민이 엄청 들어와 있다는것, 둘 째로는 중국 음식도 MSG와 레디메이드 소스 등이 매우 발달한지라 스타일만 제대로 맞추면 여기든 저기든 맛은 비슷하다는 점. 이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천요리를 먹으면서도 느꼈던 바다.


<대기표>


여기는 상해음식점이다. 샹하이 번빵차이 그리웠던 김에 냉큼 들어가 본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카운터에는 대기표의 위엄. 여기도 코로나 기간에는 락다운 수준으로 통제를 했던지라 식당들이 많이 힘들었다고 하고, 배달문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우버이츠 된다고 붙여놓은 집들이 많다.


이런 인건비 비싸고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이 보호되는 나라에서 배달은 주류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 나의 지론인데, 식사를 하는 동안 배달을 받으러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세히는 몰라도 우리나라 같이 3~5천원 정도 배달비는 아닐 것이다.


<완탕면>


완탕면 국물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적당한 감칠맛에 청경채 두 가닥이 반갑다. 새우가 들어간 완탕의 피는 과연 샹하이 스타일. 


<궈티에>

어쩌다보니 만두를 두 종류나 시켰네. 하지만 궈티에를 먹을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이것도 돼지고기가 달큰한 육즙을 흘리고 만두피가 적당히 탄 듯이 튀겨진 잘 만든 궈티에. 역시 샹하이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맛이다. 


호주에서의 첫날은 어쩌다보니 중국음식인데, 그러길 잘 했다 싶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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