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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한주 테이스팅 노트7. 용인 술취한 원숭이

붉은 홍국쌀 막걸리에 취한 원숭이

처음에 갔을 때는 양지읍내에 허름한 건물 2층에 있었다.

지금은 날아갈 듯한 신사옥에 최신식 생산시설과 산뜻한 카페, 교육장, 숙성고, 펜션까지 다 갖춘 근사한 양조장이다. '찾아가는 양조장' 인증도 받았다. 술샘에 찾아가면 비지니스나 취재보다도 그 카페에 앉아서 시간 좀 보내면서 원고라도 다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그런 곳이다.



성공스토리를 얘기하자고 하는 건 아니다. 성공은 아직도 멀리 있으니까. 상업적으로도 아직 성공을 논할 단계는 아니고, 돈 버는 것보다도 더 이루고 싶은 것들도 있다.

술샘의 창업 멤버들은 엔지니어 백그라운드가 강해서 감에 의존하는 전통주가 아니라 데이터를 얻고 실험과 실행을 통해서 개선하고 새로 태어나는 한주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 2대째가 사업에 동참하여 더욱 든든하다는 술샘 양조장. 

기존의 전통주와는 뚜렷하게 다른 경계를 만들어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개하는 술취한 원숭이는 그런 노력, 새로운 경계의 하나의 상징이다.


<술취한 원숭이 테이스팅노트>

산미:중하

감미:중

탁도:3/7

탄산:중하


<코멘트>

홍국쌀을 이용해서 붉은색이 인상적이다. 이 붉은색은 비춰보기에 따라 부드러운 핑크색으로도 보이고 정열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도 보인다. 일단 시각적으로 남다른 효과가 있다. 10.8%라는 알코올 도수도 108 번뇌를 상징하는 숫자. 은근히 에로틱한 라벨 하며, 술 곳곳에 재미있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향은 은은한 과일향에 요거트 같은 젖산발효향도 살짝 느껴진다. 술의 물리적 성격은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스타일. 보통 프리미엄 탁주에 비해서 도수가 낮은 편이라, 더운 날 차게 마시면 기분 좋게 술이 넘어간다. 추운 날에는 상온에 가깝게 두고 서서히 깨워가면서 마시면 향이 오묘하게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시 초기에는 다들 그렇듯이 살짝 불안정한 면이 있었는데 최근엔 보디가 단단해지고, 그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풀려나는 향과 맛이 즐겁다.


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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