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팔아도 되긴 하는데...
감자만두 연구. 되도록 많은 감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목적 중 하나다(지자체 컨설팅도 아닌데 왜?).
우선 감자를 넣은 피를 만들 작정이다. 감자떡의 예에서 보듯이 감자전분이 들어가면 쫄깃하고 투명한 피를 만들 수 있다만, 감자전분 넣는 건 뭔가 좀 치팅 같고 개인적으로 그런 식감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감자전 부칠 때 하듯이 강판에 감자를 갈... 아보고 깨달았다. 아 이거, 이렇게 할 문제가 아니구나.
사이즈는 작지만 그래도 기계를 쓰니까 훨씬 말이 된다. 이렇게 갈아서 넣으면 너무나 투명하고 쫄깃한 그 식감 대신 약간 씹힘도 있고 좀 정다운 식감이 나올 것이다. 감자 갈아서 나오는 전분물 절대 버리면 안 된다. 이 전분이 쫄깃함 담당.
저 감자만 가지곤 형태가 안 만들어지니까 밀가루와 배합한다.
만두소는 돼지고기 베이스. 돼지기름을 넉넉히 잡아 넣어야 하는데 기름만 따로는 돈 주고도 살 곳이 없네(대형정육점 가면 가능은 할 것인데...). 그래서 부득이 기름이 넉넉한 삼겹살 부위를 같이 넣었다(원가 ㅠㅠ). 기본은 삼겹살의 3분의1 이하 가격인 뒷다리살이다.
향신료, 마늘, 양파, 몇 가지 채소, 향신료와 소금, 그리고 여기도 약간의 감자 갈은 것이 들어간다.
강릉한주미식회에서 선보여서 매우 평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도 만두소는 만족. 솔직히 이 정도면 팔아도 된다. 만두피는 원했던 것보다 좀 단단하게 나와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 이것도 배합비율하고 찌는 온도와 시간 달리해서 실험 몇 번 해보면 답은 나오겠지.
문제는 원가. 대량생산한다고 볼 경우 재료원가가 문제는 아닌데, 이거 일반 만두에 비해서 피를 만드는 데 손이 엄청 많이 가는 구조다. 그렇다고 공장제 수준의 대량생산을 할 수도(할 생각도) 없고, 요즘 인건비가 문제가 아니고 이런 단순노동에는 사람 구하는 거 자체가 일이라서 역시나 상업화는 쉽진 않겠다.
그러니 나만, 알만한 사람들과 맛있는 거 소량으로 만들어 먹으면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