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들은 본래 악(惡)하다

진보는 왜 악(惡)이되는가?

그들은 본래 악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악이 되는' 것이 아니고 악한 것이다. 원래.

진보는 무조건 선이 아니고 진보주의자거나 진보에 투표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더 선해야 할 이유는 사실 없어. 어떤 특정 어젠다, 젠더라거나 이민, 노동, 동물복지, 공정무역 등의 주제에 신경을 쓰고 돈을 쓰고 노력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좀 선해보이고 좋아 보이지. 아니 좋은 사람들이야. 당장 자기가 피해보는 것 없는 사안임에도 굳이 자기 기득권을 허물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고 공감하겠다는 것은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주의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간의 품격이니까. 하지만 한 사람의 전부, 안과 밖이 다 선하고 이런 건 아니지.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현 정권의 성폭력 단체장 트리오. 내가 이 사람들을 보고 깨달음이 있어.


사회적 평가나 정치적 입장을 보고 인간의 선함의 총량이 평균에 비해서 월등하다고 함부로 믿지 말자는 거지. 엄밀히 말하자면 철새정치인에 가까왔던 오거돈이나 눈빛과 너무 착한 척하는 말투에서 오히려 쎄함을 느꼈던 안희정은 그렇다 치고, 정말 원순씨까지 그럴 줄은 몰랐지. 그 자신이 ‘부천서 성고문사건’의 권인숙(당시 여대생, 현직 국회의원)씨를 변호함으로써 인권변호사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그의 죽음을 슬퍼함을 넘어 피해자를 어떻게든 ‘bitch’를 만들려는 진보인사들(심지어는 페미니스트라고 비례대표가 된 누구누구한 사람들까지도)은 왕년에 성고문 가해자들이 권인숙씨를 ‘성을 혁명의 도구화 하는 무서운 운동권’으로 몰았던 것의 딱 데칼코마니였거든.


그러니까 오해는 말자. 보수에 비해서 이들이 더 악하다거나 하는 건 아니야. 사실 나는 살면서 겪어본 바 보수적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보다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조금은 나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긴 해. 하지만 그게 뭐 엄청난 초격차의 선함도 아닌 거고, 우리나라 보수가 워낙 엉망이라 그렇지 보수가 본래 악한 이데올로기도 아니라고 생각해. 결국 사람이고 상황이고에 따라 케바케라는 거지. 진보가 악이 되는 순간은, 아마도 자기들의 그 선하고 진보적인 어젠다를 벗어나는 바로 그 순간, 혹은 그 무대 뒷면이 아닐까 싶어.


요즘 돌아다니는 어디 커뮤니티 짤에


‘40대는 왜 보수를 지지하지 않는가?’

‘그들은 20대 때 보수를 겪어봤기 때문이다.’


라는 게 있더군.


별로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지. 보수정권이 나간 지가 5년도 채 안 되었으니 지금 20대 후반이라면 보수를 다 겪어봤다고 할 수 있고, 적어도 30대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온몸으로 느껴봤을 테니. 어쨌든 중요한 건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보수는 진보보다 더 나쁘기 때문에 지지를 안 한다는 거지. 그들은 어젠다 자체가 인간차별의 논리고 사생활에서도 진보보다 깨끗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생각해.

겪어본 사람에겐 적어도 ‘민주당이 싫으니 난 보수를 찍자’ 같은 생각은 좀처럼 안 든다는 거야.


자, 바로 여기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거야. 최악을 면하려고 차악을 택해야 하는 현실. 바로 이것이 진보의 온상이야. 진보는 싫지만 도저히 보수를 지지할 수 없는 이 현실을 어떡하면 좋을까?






내가 쓰는 글이지만 이 시대의 고민을 담고싶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도 들려주고 깊이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문제들을 제안도 해주었으면 하거든. 모 포털의 파워블로거이자 세종우수도서상 수상 경력의 작가가 당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기회를 찾고 있으니 주저말고 불러줘.


이 글의 취지와 고민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좋아요'도 좋지만 널리 공유해주고, 댓글도 달아주면 좋겠어.


20211114_223731.jpg 검은 호랑이의 해, 블랙타이거의 기운으로! 까오! (자세히 보면 줄무늬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