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은 어떻게 가능한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행동을 변화려고 한다면, 그는 늘 싸워야 한다. 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이것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식의 정체성변화는 그의 매일매일을 목적으로 만들어서 행동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행동변화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클리어-
오늘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의 내용 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파워블로거이자 동기부여 연설가인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의 힘을 강조하는 사람이죠. 뭐, 습관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우연히 그에 대해서 알게 되고, 도서관에 책이 있어서 호기심에 읽어보고 있는데, 내용 중 정체성의 변화를 통해 의지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흥미롭더군요. 사람은 늘 목표를 갖습니다. 최소한 현대인은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겠다 든 지,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겠다는 등의 다양한 욕구를 느끼고, 이를 목적이라는 이름으로 상상합니다. 그런데, 목적을 갖는 것만으로 그 목적을 성취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행동이 따라와야 하죠. 그것도 지속적인 행동이 따라와야 합니다.
담배를 끊는 것을 예로 들어볼까요? 저도 한때는 굉장한 스모커였습니다. 하루 서너 갑의 담배를 피워대던 시절도 있었죠. 눈 뜨자마자 우선 두어 대 빨고 나야 정신이 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담배를 끊기로 했죠.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작심삼일이라고, 정말 삼일을 못 넘기고 별의별 변명들이 머릿속에서 기어 나오더군요. 그리고, 어느 순간 담배를 빨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렇게 일 년 넘게 끊고 피기를 반복하다가, 두 달 안에 중요한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위기상황이 닥치고 나서, 시험준비와 함께 담배를 끊었죠. 그 후 20년 넘게 금연 중입니다.
금연 후에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았냐고 하면, 당연히 담배를 피우고 싶었습니다. 특히 술을 마실 때 그랬죠. 저의 경우 담배를 끊고 나서도 십 년 정도 술을, 아주 많이 마셨기 때문에, 주변에 흡연자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최악의 금연환경이었죠. 하지만, 담배를 다시 피지는 않았습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면, 우선 지긋지긋한 반복이 싫었고, 그냥 절대로 다시는 피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술도 마찬가지였어요. 상당한 주당이었는데 2013년 결혼 직후 금주를 시작해서 아직까지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술담배 끊기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 금연이나 금주는 쉬운 편입니다. 다이어트에 비한다면요. 금연이나 금주는 그냥 안 하면 그만이죠. 하지만, 사람이 아예 안 먹을 수는 없기 때문에, 먹는 양과 음식의 종류를 조절하고 운동까지 하면서 아주 긴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 다이어트는 고행에 가깝습니다. 그에 비해 금연이나 금주는, 뭐 쉽죠.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안 하면 되는 거니까요.
금주 이후, 간헐적 다이어트주기를 일 년에 한두 번씩 시도하며 셀 수 없는 요요현상을 격다가. 최근 삼 년 동안 꾸준한 노력을 통해, 약 8kg을 감량하며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이어트에 대해서 말하자면, 정말이지 정체성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다이어트라고 생각합니다.
단순이 적게 먹는다가 아니라, 음식의 종류를 바꾸고, 먹는 시간대와 양을 바꾸고, 잠자는 시간대를 바꾸고, 시간을 정해서 예외 없이 두 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오르락내리락 흔들리는 삶의 파도 속에서 해내야 하는 것이 다이어트니까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단 하루도 방심할 수 없죠.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밤에 몸무게를 재고 있습니다. 가끔 깜박해서 까먹을 때도 있지만 2일 이상 거른 적은 없죠.
그리고, 이런 다이어트를 가능하게 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2022년 1월 1일부터 매일 밤 20분씩 아내와 함께 한 108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어떤 일을 한다 ‘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지난 4년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죠. 지속력과 집중력이 강한 아내의 견인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절을 하다 보니, ‘이게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2023년 여름부터 하나둘씩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루틴을 추가하기 시작하면서 살도 점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겐 기적 같은 일이었죠.
현재는 매일 15가지 정도의 루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벽에 붙여놓고 매달 한 장씩 클리어하고 있습니다. 운동부터 밥 먹고 자는 것까지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지켜나가기 위한 최소한을 체크하며 지속하고 있죠.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월부터인데, 체크리스트 자체도 처음엔 거의 메모장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보기 좋게 표로 구분하고 색으로 구분해서 매일매일의 진행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진화했답니다.
제임스 클리어의 ‘정체성이 바뀌어야 지속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체성은 끊임없는 자기 관찰과 수정을 통해서 서서히 변화한다’는 말에 정말 동감하는 저만의 이유라면, 과거 미술가로서 혹은 예술가로서의 나라는 정체성과 현재 자연치유가로서의 나, 숲해설가로서의 나, 꾸준한 기공체조와 명상, 달리기와 근력운동을 하는 생활체육인으로서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고, 이는 결혼 후 십여 년 간의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서서히 이루어졌던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아직도 예술가라는 환상 속에서 술자리를 전전하며 살고 있다면? 글쎄요. 아직 살아나 있을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