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산맥 속에서 울린 정호승 시인의 축사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창작산맥 김우종 문학상 수상식에 참석한 하루, 문학의 꿈을 향한 여정은 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 열기와 맞물려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았다.
고속도로 위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
대전의 아침은 유난히 분주했다. 창작산맥 김우종 문학상 및 신인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으로 향하는 길, 마음은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비게이션은 2시간 40분의 여정을 예고했지만, 주말의 고속도로는 이미 가족 나들이 차량들로 붐볐고, 차창 밖으로는 봄 햇살에 빛나는 들판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입장 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화장실을 다녀오고, 커피 한 모금으로 긴장을 달래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서울은 낯설지 않았다. 국민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용산으로 통학하며 익숙했던 도시였다. 그러나 오랜만에 마주한 서울은 묘하게 낯설고 야릇한 기운을 풍겼다. 서울요금소를 지나자마자 시작된 정체는 한남동까지 이어졌다. 거북이 걸음으로 나아가며 ‘미리 출발하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해 주차를 마친 뒤, 잠시 공원을 거닐며 공연을 즐기고 연인들의 데이트 풍경을 스쳐보았다. 소극장 앞에 줄지어 선 사람들, 가족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 예술의 거리가 주는 활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문학의 산맥 속에서 울린 정호승 시인의 축사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놀라움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 그리고 우리 문단의 거대한 산맥 같은 선배 문인들이 자리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하나하나의 이름이 아닌, 한국 문학의 산맥들이 그 시간 그 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시인 정호승님의 존재는 내 가슴을 더욱 뛰게 했다. 평소 좋아하던 그의 시와 동화를 가까이에서 뵙고, 축사까지 들을 수 있었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시의 울림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그 울림은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무엇보다도 대전지부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다섯 분이 함께 축하해주러 와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다. 혼자 외롭게 참여할까 걱정했던 마음은 따뜻한 동행으로 채워졌다. 그들의 웃음과 격려는 내게 문학이 단지 개인의 길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길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수필의 꿈, BTS 공연의 열기와 함께 이어지다
시상식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뒤풀이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광화문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으로 인파가 몰린 서울에서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기 전, 대전의 집에 도착했을 때 하루의 긴 여정이 마침내 끝났음을 실감했다.
오늘의 기억은 내 삶의 한 페이지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행사장에 함께 자리하신 선배 문인들은 이미 각자의 길에서 꿈을 이루신 분들이었다. 그들의 존재는 나에게 문학의 산맥처럼 든든한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글을 읽으며 작가의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있다. 블로그를 통해 내 글을 접하고, 언젠가 자신도 문학의 길에 서고자 다짐하는 이들이다. 나는 그분들이 끝내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오늘 내가 받은 상은 단지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그들에게도 “꿈은 반드시 이어지고 이루어진다”는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문학은 결국 꿈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다. 이미 꿈을 이룬 이들과,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이 서로의 길을 비추며 함께 나아갈 때, 문학은 더욱 빛난다. 오늘의 기억은 내 삶의 한 페이지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며, 그 빛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길을 밝혀주기를 소망한다.